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명 Nov 17. 2019

가을을 건너며



장대비가 쏟아지면 큰 우산이 필요합니다.
큰 비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좀 더 큰 우산입니다.

우리에게 억수 같은 일이 쏟아지면

이렇게 생각하는 건 어떨지요.


'나는 좀 더 큰 사람이구나.

나이기에 맞을 수 있는 비구나.'

가을비 같지 않은 대찬 비를 보며 가을도 계절로 넘어가기 전 덜어내야 할 무거움이 있나 생각해봅니다. 새로운 계절을 가득 남아내려면 덜어내야겠지요. 다음에 쏟아지는 것은 흰 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눈송이들이 그대 곁에 조용히 내려앉아 귀찮지 않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춥지 않고 따뜻한 겨울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겨울에 우리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흰 눈이 내리는 날,

오늘을 생각하고 억수 같은 일들을 생각하며
이 계절까지 잘 걸어왔다고

나를, 너를, 우리를 다독입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