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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by 주명


DAY6의 괴물.


이 노래가 어린 날의 나를 떠올리게 했다.


내 이십 대는 꿈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닌

답보상태였다.

박차를 가할 수도, 박찰 수도 없는.

애매하게 어른의 모습만 한 사람이었다.

어정쩡하게 똑바로 서 있었다.

노력하고 싶었지만, 노력할 여력은 남아있지 않았다.

애초에 의지가 없는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무기력을 자양분 삼아 나이의 몸집만 키웠다.

밝았지만 밝지 않아 누군가는 왜 그럴까-하며 물어왔다.

혼자 있길 좋아하지만, 혼자 있는 게 가끔은 싫었다.

혼자이길 바라면서, 혼자인 걸 알아줬으면.

그 고독과 괴로움을 즐겼다. 그 청춘은 내 후회의 흔적.

뭐-


나도 모른다. 나를 여전히 모른다.


하지만 내 삼십 대는 너울지지 않다.

슬픔도 강하지 않고, 행복도 강하지 않다.

그래서 좋다.

영원한 게 없다고 하지 않는가.

기쁨도 잠시, 슬픔도 잠시다. 먼 끝에서 바라본다면.


그저 점처럼 찍히고 떠나도 상관없다.

쉴 새 없이 돌며 기어서, 걸어서 만든 점이니까.


난 이제 즐겁다.




#DAY6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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