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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명 Oct 14. 2024

잔상도 없이 사라지려


그리움이 녹아

비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만날 수만 있다면

내리는 비가 되어

나를 적시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요


우산 밖으로 손을 뻗어

그리움 만져봅니다


담으려 해도

잡을 수 없는 걸 보니

그러려고 비가 되어

두드렸나 봅니다


폭우처럼 찾아오지 않고

금세 지나가는 가을비로


온데간데없이

추적할 수 없게

언제라도 떠날 듯이

오려했습니까


겁도 없이

비가 되어


내일이면

잔상도 없이 사라지려

홀로 눈물을 떨구고 떠나버린

뒷모습




#가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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