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상도 없이 사라지려

by 주명


그리움이 녹아

비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만날 수만 있다면

내리는 비가 되어

나를 적시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요


우산 밖으로 손을 뻗어

그리움 만져봅니다


담으려 해도

잡을 수 없는 걸 보니

그러려고 비가 되어

두드렸나 봅니다


폭우처럼 찾아오지 않고

금세 지나가는 가을비로


온데간데없이

추적할 수 없게

언제라도 떠날 듯이

오려했습니까


겁도 없이

비가 되어


내일이면

잔상도 없이 사라지려

홀로 눈물을 떨구고 떠나버린

뒷모습




#가을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