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힘들 때 글을 많이 썼었다.
어두운 감정을 중화시키기 위해.
그래서 즐거울 땐 잘 쓰지 않았다.
자주 오지 않을 것 같은 행복의 순간이라 여기며
감정의 고조를 그대로 즐겼다.
그래, 이게 사는 맛-이지 하고.
슬픈 시절만을 적어 내려갔다. 누군가들은 즐거울 때도 써보라 했지만 그건 내게 조금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저 깊은 곳에서 끌어올려내는 감정만이 글의 시작이라 여겼다.
요즘은 왜인지 모르지만 기쁜 날도 잘 기록하고 싶어졌다.
모든 걸 속단하기에 아직도 난 나를 모르고, 어리석다.
그저 곁에 있는 나를 잘 바라봐줘야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든, 내가 알아차려야 하니까.
모든 순간의 얼굴을 사랑해 줘야지.
그땐, 밀려오는 청춘을 감당하기에 내가 작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