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뒤편에 서서
물끄러미 저 깊숙한 골목을
바라본다
소리 없이 우는 것들이
골목에 모여있다
시끄럽게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
어차피 녹으면 눈물이 될 텐데
왜 꽃송이 모습을 하고
오는지 모르겠다
패인 바닥에
꽃 한송이 못 피울 거면서
매정하고도 부드럽게
어깨에 내려앉는다
감싸주지도 못하고
축축하게 녹을 거면서
왜 이리도 사뿐하게
내리는지 모르겠다
울고 싶어
떨어졌으면서
잠자코
고요만을 흩날린다
소리 없이 우는 것들은
녹아서 사라지기만 한다
세상엔 보이지 않는
눈물이 있다,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