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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명 Oct 21. 2024

사라진 것들


하루의 뒤편에 서서

물끄러미 저 깊숙한 골목을

바라본다


소리 없이 우는 것들이

골목에 모여있다


시끄럽게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


어차피 녹으면 눈물이 될 텐데

왜 꽃송이 모습을 하고

오는지 모르겠다


패인 바닥에

꽃 한송이 못 피울 거면서

매정하고도 부드럽게

어깨에 내려앉는다


감싸주지도 못하고

축축하게 녹을 거면서

왜 이리도 사뿐하게

내리는지 모르겠다


울고 싶어

떨어졌으면서

잠자코

고요만을 흩날린다


소리 없이 우는 것들은

녹아서 사라지기만 한다


세상엔 보이지 않는

눈물이 있다,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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