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의 길목에서

직장 선택의 기준에 대하여

by 전준수

“지난 2년간의 노력이 이제 결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회사에서 오퍼가 왔습니다.
어떤 판단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


지난주, 사무실 커피챗에 찾아온 7년 차 직장인과 나눈 대화다.

그는 이전의 이직들에서는 미련이 없었다. 떠나야 할 이유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불편한 관계, 맞지 않는 문화, 지속 가능하지 않은 환경.


대개 이직의 이유는 결국 숫자와 사람으로 귀결된다.


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2년간의 노력이 최근 몇 달 사이 성과로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수입도 안정적으로 늘고 있었고, 일의 흐름도 나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비교적 가볍게 시작된 만남을 통해 새로운 제안을 받게 되었다.

이럴 때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까.
그와 나눈 대화를 세 가지 질문으로 정리해 보았다.


(1) 시장의 크기는 어떠한가

먼저, 지금 하고 있는 일과 제안을 받은 일을 시장 규모 관점에서 비교해 보았다.

현재의 일은 당분간 이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고, 고객도 늘고 있다.
다만 구조적으로 규모를 크게 키우기 어려운 시장이기도 하다.


기업에서 신규 사업을 검토할 때 가장 먼저 묻는 질문도 결국 이것이다.

“이 시장은 충분히 큰가?”


이 기준은 기업뿐 아니라 개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2) 산업과 시대의 흐름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대세를 거스르기는 쉽지 않다. AI라는 흐름을 보면 더 분명해진다.

이번에 제안받은 곳은 AI와 맞닿아 있는 산업으로, 구조적으로 성장이 따라올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캘리포니아 골드러시 당시
금을 캔 사람보다 청바지를 만든 리바이스가 성장했고,
일일배송·새벽 배송이 확산되며
골판지 산업의 규모가 커졌던 것처럼 말이다.

반면, 현재의 직무는 AI로 대체되기 쉬운 직무 Top 10에 자주 언급되는 영역이기도 했다.


대세를 거스르는 선택은 대개 용기라기보다 정보 부족에 가깝다.
이 흐름을 개인의 의지로 뒤집기는 어렵다.


(3) 나의 강점과 사명은 무엇인가

시장과 흐름을 살펴봤다면,
이제는 나 자신을 볼 차례다.


- 내가 상대적으로 적은 에너지로도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 남들보다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영역은 어디인가.
- 그리고 그 일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는 감각을 가질 수 있다면,

그 선택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마지막으로 남은 일은 하나였다.
현재의 직장과 좋은 결별을 하는 것.

끝이 좋은 사람이 되는 일은,
그동안 쏟아부은 에너지의 마침표를 제대로 찍는 일과 같다.


합창에서 지휘자가 가장 신경 쓰는 것도
결국 처음과 마지막이다.
시작을 정확히 맞추고,
마지막 피날레에서 전율을 남기면
중간의 작은 부족함은 오래 기억되지 않는다.


이제 새로운 도전을 앞둔
7년 차 직장인의 앞날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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