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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Jan 04. 2017

#2.서로 다른 2박삼일 번개여행

독일 에서 제일 좋다는 온천


우리의 번개여행 두째 날이 밝았다.

2016년의 마지막날

언제나 그해 마지막 날 이면

지난 한해를 돌아 보며

어떤 일이 있었는지 꼼꼼이 살펴 보며

내년 에는...새해 에는..으로 시작 하는

새해 계획을 세워 보기에 바빴는데..

아무생각 없이? 어디로 놀러 갈까?만을

고민 한다는 것은

또다른 의미의 힐링 이었다.  

우리가 즐거이 고르고 고른

여러곳 중에 막내를 위해 선별 되고

낙찰? 된곳

유럽에서 가장 큰 미끄럼틀 세상이 설치되어

있고

독일에서 제일 다는
에어딩 온천 이였다.

(궁금한 분들을 위해 주소 남깁니다.

Thermenallee 1-5, 85435 Erding)

뮌헨 에서 Therme Erding
에어딩 온천을 가는 길은

작고 예쁜 시골길이 이어 졌다.

막내가 태어나기 전인

10년 전에 큰아들이 지금의

막내만 하던 그때 우린

이 온천을 한번 다녀 간적이 있다

그럼에도 몇 가지를 제외 하고는

기억이 가물 가물 하다.


하긴....

바로 10일 전도
 10개월 전도 아닌 10년이나 전에 한번

다녀간 것이니
상세한 것이 기억 나지 않는 것은
어쩌면 이나이에 ?당연한 것인 지도 모르겠다

그 가물 가물한 기억 속에

온천 가는 길은 아예 임시 저장 도 되지

않았나 보다.

낯선 시골길 가로수에

밤새 내린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얼어

눈꽃이 되었다.

마치 
다른 세계 다른 시간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낯선 풍경들....

나무가지 위에 눈꽃은

함박눈이 송이 송이 묵직이 달린 것이 아니라

가지 사이 사이 에 일일이 소금으로

색칠을 해 놓은듯 조각 조각 반짝 인다.
그 투명 하게
얼어붙은 하얀 나뭇가지

사이로 솜사탕 같은 안개가 드리운다.

 자리에 편히 앉아 싣려 가는
 내겐

하얗고 포근한 벗꽃 흐드러진 것 같은

환상 적인 길이였지만

눈에 반사 되고 안개낀
잘 보이지 않는 길을 운전 해야 하는

남편 에게는

허옇고 몽롱한 환장?스런 길이였을 것이다.


그렇게 도착한 에어딩 온천

멀리서 보면 극장 처럼 보이는 온천 건물은
안에는 카페, 빵가게

수영복 가게 등둥그렇게 들어서 있고

입구 매표소 앞에는

 오가며 쉴수 있도록

군데 군데 의자 들이 배치 되어 있어

그곳에 앉아

놀이 동산 안내 지도 같이 생긴 
온천 안내 지도를 들고

어느쪽 부터 공략해야 할까?를

미리 공부 하는 사람 들이 보인다.

 ㅎㅎㅎ

그만큼 즐길 꺼리가 많은

이 온천 안에는
몸에 열이 많아 뜨거운 곳을

싫어라 하는 우리 막내도

아빠 보다 먼저 뛰어가 빨랑 들어가 보고

싶게 만드는 것이 있는데

이름하여

유럽에서 제일 크고 다양한 미끄럼틀 세상

얼른 들어 가고 싶어
안달난 막내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 가니

온천 안은

12월 31일 이라 평소 보다

 짧은 시간으로 운영 는 데도

불구 하고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나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

독일 에서 가장 좋다는 온천

자기들이 말하기 로

세계에서 제일 크다는

(온천 앞 표지판과 광고 팜플렛에 크게 써 있다. )

온천 안은 그야말로 넓고도 넓었다.

탈의실 부터
캐비넷 1000번 단위로

쪼개어 나뉘어 있는데

캐비넷 번호 만 해도 8000개가 넘는다.

한번 에 만명 가까이도 수용이 가능

하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그리고

각자 받은 캐비넷 번호를 찾아
그 안에 옷과 소지품을 넣고 잠근 후
열쇠 번호표를 팔찌 처럼

차고 다니며  

온천 안에서 음식을 먹거나

아이스크림등의 간식을 먹을때

번호표를 현금 대신 사용 하고

나중에
나갈때 열쇠 번호표를 반납 하며

사용한 만큼(번호표에 찍혀 있는)을 따로 계산 하면 된다.

구글 에서  빌려 온 에어딩 온천 전면 사진, 여기엔 미끄럼틀 타는 곳과 파도 온천 ,야외 온천 등이 빠져 있다.

드디어 들어 온
온천 안은

위에 사진 처럼 천장이 전면 유리로 되 있어
무슨 요새 같기도 하고 커다란 식물원 같아
보이기도 하고

유황 온천, 자수정 방, 한증막, 젊어 지는 온천
파도온천.. 미끄럼틀.. 사우나등등....

요기 조기 들락 달락 하며 다닐 곳 천지 였다.

특히나 수영복 입고 들어 갈수

있는 사우나 들이 온천 안에 있어

우리의
찜질방과 워터 파크의 결합 이라고나 할까?

우리는 미끄럼틀을 타야 하는

막내와 주로 그 공간에 있었던 시간이

많았지만

짬짬이 돌아 다니며

여기 저기서 들려 오는

이탈리아어,불어,영어,중국어
 등등의 인터내셔널한

언어 들과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보며

인간시장 이라는 단어가 새삼 떠올랐다.

재미난 것은
어느나라 사람이건

남녀노소를 불문 하고

예뻐 지고 싶고 젊어 지고 싶은

욕망은 다 똑같다는 것이다.

남편이 제일 마음에 들어 하며

잠들뻔 했던 유황 온천탕 안에는

항상 사람들로 꽉차 있어서

빈자리가 나면 일단 밀고 들어 가야

했고

일명 젊어 진다는 탕 안에도 어찌나 사람들로

복짝 대던지 ....

원래는
 유황 온천탕은  3분 정도 들어가 있는 것을

젊어진다는 탕은 10분 정도를

권장 한다고 푯말에 써 있으나

사람들은 조금 이라도 더 있으려

했다.

울남편도 그중에 한사람

뜨끈한

유황탕 안에서 좋아라

누웠다가 한참 만에 일어 났더니

옆에 있던 사람들이 웃으며 물어 보더란다.

"혹시 그사이 주무셨어요?"

의자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 지붕만 보이는 저곳은 온천 물속에서 마실 칵테일을 판매 하는 매점 이다.

온천 안에서

우리가 가장 오랜 시간 버텼던 ?

수많은 미끄럼틀 이 있던 이곳 에는

26가지의  미끄럼틀과

그 전체 길이가 합쳐서 2500미터 라는데

놀이동산 못지 않게

다양한 모양과 특징의 미끄럼틀로

꽉차 있었다.

과연

유럽에서 가장 크다는 선전 문구가

뻥이 아니였음을 실감 할수 있었다.

그런데

울남편 처럼 아이들과 놀아 주느라

겁나 많은 미끄럼틀을

종류 대로 차례 차례

몸 바쳐?타시느라 떡실신 하기 직전인

안쓰러븐 ?엄마 아빠 들도 보이고ㅎㅎㅎ

물론 그중에는
미끄럼틀 타겠다고 더 신이난
어른들이 커다란 튜브 들고
한참 많은 계단 위를 날듯이
오르는 사람들도 많았고,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리 도록

높은 곳에서 맨몸으로
 뚝 떨어 지듯 타고 내려 오며

꺅~하는 환호성을 날리는 사람들도
 있었고

둥그런 알록 달록한 곳에

체반에 받쳐진 채소 처럼

이리 저리 굴려 지다

가운데로 쏙 빠지는

고문 스런 미끄럼틀을

주저 없이 타대는 사람들도 많았다.

또 나 처럼 담력이 약하다는 핑계로

배우자 에게 지치지 않는 아이들을 맡긴체

그들의 독박 미끄럼틀 봉사를
감상 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두 시간에 한번 마법의 가루 를 직원들이 무료로 배급 해 준다.

그 옆 사진은 남편이 코 골고 잠들뻔 한 유황 온천)

(넓은 온천 물 안에서 칵테일을 마시는 사람들 도 꽤 있다.)


나는 막내와

수없이 많은 미끄럼틀을 타고

정신줄 놓기 직전에
풀려난? 남편 과 함께
두 시간에 한번 씩 무료로 배급 받는
곳에 줄을 섰다.
이곳 에서는
레몬 소금과 여러종류의 마스크
중에서 선택 해서 받아 다가
마스크는 물에 개어 얼굴에
쳐발 쳐발....
레몬 소금은 한증막 에서
곳 곳에 쳐발 쳐발 ....
하는 사람들로 북쩍 인다.
그 후에는
 동네 미용실에서 파마 말고
그 체로 왔다 갔다 하는 것 처럼
마스크를 한체 온천 안을 자연스레

활보 하는 많은 사람들을 볼수 있었다.

2016년의 마지막 날을

우리는 독일 에서 제일 좋다는

온천 에서 피부가 광이 날 지어다

를 외치며 번개여행 두번째 날을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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