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식하는 아이들을 위한 마법의 요리
새해 첫 한국요리 강습이 있었다. 바로바로 독일 초등학교 아이들과 함께 한 방학특강!
나는 병아리 같은 아이들 과의 요리강습 이 있을 때면 어떤 한국요리를 함께 만들면
신나고 재미날까?라는 즐거운 고민에 빠진다.
어른 들에 비해 집중하는 시간이 훨씬 짧고 순간순간 많은 것에 관심을 보이는
아이들과의 요리강습은 어른들 강습 시간의 절반인 2시간 안에 할 수 있는 메뉴로 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메뉴에 따른 조리 과정이다.
아이들 과는 특히나 안전에 유의해야 하며, 조리방법이 너무 복잡하거나 단순하면 아이들이 금방 흥미를 잃어버린다.
조리시간 이 오래 걸리는 것은 아이들이 기다리는 것을 어려워하거나 쉽게 싫증을 낼 수도 있고
긴 시간 지루해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리 시간은 짧으면 서도 그 방법적인 내용은 다이내믹하고 재미나게 단 시간에
할 수 있는 것을 계획해야 한다.
사실 손이 많이 가는 한국요리 중에서 아이들에게 딱 맞아떨어지는 메뉴를 척하고
골라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고심 끝에 아이들과 함께 하기로 간택? 되신 한국요리는 야채전! 되시겠어요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바삭하고 쫄깃한 전은 독일의 남녀노소 누구나 맛있어하며 특히나 평소 야채를 즐겨 먹지 않고 가리는 것이 많은 아이들 에게도 다양한 야채를 골고루 먹일 수 있게 되는 마법의 요리다.
아이들과 야채전 만들기.
1. 반죽 만들기
조롱조롱 모인 아이들을 두 팀으로 나누어 커다란 볼에 밀가루 투입하고
계란, 전분, 소금 골고루 섞고 차가운 물 부어 가며 반죽을 만들었다.
한 명 한 명 돌아가며 저었더니 반죽도 금방 몽글몽글 예쁘게 잘 풀어진다.
이때, 볼에 담긴 반죽 재료를 골고루 볼의 밑바닥까지 잘 저으며 풀어 주어야 된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 주고 저어 가며 반죽 상태를 함께 확인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반죽 위쪽에 촐촐 히 흘러내리는 모습만 보고 다 되었다고 생각하고 제대로 확인하지 않으면...
나중에 야채 넣고 반죽을 팬 위에 떼어 넣고 나서 기름 위를 떠다니며 고소한 냄새 풍기며 익어가는 야채 전 사이사이에 하얗게 뭉쳐진 커피 프림처럼 동글동글 덩어리 진 밀가루를 뜻밖에 만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 된 반죽을 조리실 한옆에 두고
이제는 아이들이 제일 신나라 하는 야채 다듬고 썰기!
2. 야채 손질 하기
준비된 야채 감자, 고구마, 호박, 당근, 양파는 깨끗이 씻어 다듬 고 알맞은 크기로 썬다.
고구마를 처음 만난 아이들을 위해 제일 먼저 생 고구마 시식이 있었다.
조금 뻑뻑 하지만 생으로 먹어도 달콤한 고구마 특유의 맛과 향을 아이들은 재미있어했다.
*독일에서 만날 수 있는 고구마 종류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먼저 일반 슈퍼나 마트에서 가나 등의 아프리카 지역에서 들어오는
겉껍질이 감자보다 붉은 갈색빛을 띠고 제법 알이 굵으며 잘랐을 때 속이 오렌지 빛이 도는 것이 있고
또 한 가지는 아시아 식품점 등에 브라질, 이스라엘 등 에서 들어오는 것으로
길죽 하게 모양의 겉껍질 색이 자줏빛 이 돌며 잘랐을 때 속이 하얀 것이 있다.
둘 중 속이 오렌지 빛 도는 고구마는 조리하면 색은 단호박과 비슷 하지만 조금 퍽퍽한 식감에 단맛은 많이 떨어져 수프 또는 감자튀김 같은 고구마튀김 용으로
적당 하다.
또, 속이 하얀빛을 띠는 것은 조리하면 맛도 색도 우리의 물고구마와 비슷해서
물기가 많고 촉촉 하고 달아 다양한 요리에 사용 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겉은 자줏빛의 속은 하얀 고구마를 자주 사용한다.
감자와 당근, 양파는 껍질을 까고 고구마, 호박, 양송이버섯은 그대로
잘게 채를 치는 것을 알려 주고 나니 야채를 다듬고 썰고 있는 아이들의
진지한 모습들이 영락없는 꼬마 셰프 들이다.
쓱싹쓱싹 뚜벅뚜벅 쫑쫑쫑...
아이들의 작은 도마 위로 부디 치는 야채들이 경쾌한 소리를 내며 귀여운 멜로디가 되어 주방 안을 가득 울린다.
모두 준비된 야채를 미리 만들어 놓은 반죽에 넣고
골고루 잘 섞어 준다.
3. 야채전 부치기.
평평한 프라이팬 위에 기름을 두르고 달구어진 팬 위에 작은 국자로 야채전 반죽을 한국자씩 떼어 놓는다
올려진 반죽의 가장자리에 기름이 뽀글뽀글 방울을 만들 때
반죽 위로 빵가루를 솔솔 뿌려준다.
뒷면의 반죽이 익어 갈 때 빵가루 뭍은 윗면을 뒤집어서 양쪽 면을 바삭하게 잘 익혀 준다.
이렇게 팬 위에 기름을 두르고 전을 부쳐 내는 조리를 할 때 특히나 아이들과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전을 뒤집을 때 갑자기 기름이 튈 수도 있고 달구어진 팬 가장자리에 손을 데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팬 사이에 확실한 간격 유지는 필수이며 수시로 주의를 주어야 한다.
방학특강이라 감사하게도 뮬러 선생님 이 보조교사로 들어와 주셔서 아이들과 함께
전 부치는 것도 무리 없이 진행되었지만 나는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4. 시식 시간
노릇노릇 바삭하게 익혀 낸 야채전을 각자의 접시에 담고 물 , 간장, 참기름, 설탕 넣고
깨 솔솔 뿌린 양념장을 곁들인다.
*아이들 용의 양념장을 만들 때는 매운맛을 줄 수 있는 파, 마늘은 아주 작은 양을 넣거나 또는 생략한다.
설탕 대신 물엿이나 꿀을 사용해도 좋고 물 대신 배즙 또는 사과즙을 넣어도 좋다.
고소한 냄새가 진동하는 바삭하고 쫄깃한 야채전을 아이들은 후후 불어 가며 맛나게도
먹는다.
만든 아이들이 배불리 먹고 다른 특강 선생님 들과 다른 특강반 아이들까지 시식하고도
남은 넉넉한 야채전을 두고 아이들은 누가 먼 저랄 것 없이 누구는 할머니 것 또 누구는 엄마 것 그리고 누구는 동생 것을 챙겨 가고 싶다며 같은 반죽으로 만든 비슷하게 생긴 야채전을 가지고 이거 한다 저거 한다 서로 고르느라 난리가 났다.
야채전 위에 이름이 쓰여 있는 것도 아닌데
서로 자기가 만든 거라고 우기니..
나는 오늘 아이들과 함께 해 보기로 한 놀이 비장의 무기를 바로 꺼내 들었다.
그것은 바로바로
내가 요 아이들만 할 적에 설 명절이면 온 가족이 둘러앉아 자주 하던 추억의
명절놀이 윷놀이되시겠다
윷놀이의 게임 법칙을 설명해 주고 윷 던지는 연습까지 해 본 후에
이기는 팀이 먼저 가져갈 야채전을 고를 수 있다고 상품?을 내 걸었더니
울 아이들 눈에 불을 켜고 윷 던진다.
도개걸윷모 발음이 어려워 숫자로 바꾸어 불러 주니 아이들은 금방 게임을 익힌다.
윷과 모가 나오면 한번 더 할 수 있다는 것과 상대편 말을 잡고 한 번 더 할 수 있다는
신나는 윷놀이 룰 은 승부욕을 자극하고 조마조마하게 앞서거니 뒤서거니
할 수 있는 매력 넘치는 놀이다.
고소한 야채전 냄새와 아이들의 함성이 신나게
울리던 강습이었다
우와 또 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