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응원과 초간단 간식 만들기
축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은 분데스리가의 나라 독일에 살고 있지만 축구 팬은 아니다.
평소 운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기도 하고 공하나 가지고 하는 운동들 중에 유독 거친 운동이기 때문이다. 축구는 경기 중에 몸싸움도 많고 부상도 많다 거기다 전후반 90분을 눈이 빠져라 보아도 골 득점 하나 없는 경기들도 수두룩 하다.
때로는 공하나 뺏겠다고 이리 우르르 저리 우르르 저렇게 죽기 살기로 허벌라게 뛰어다녀야 되나? 싶기도 하다.
그래서 분데스리가, 유럽리그 주야장천 축구 경기들이 있어도 티브이 시청도 잘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아이 셋 중에 아들이 둘이라 축구장과 무관 하게 살지는 않았다.
독일에서는 남자아이들은 어릴 때 대부분 동네 소년 축구단에서 축구를 한다. 그 덕분에 주말 포함 일주일에 삼일 이상은 축구장에 나가 있었다.
대다수의 아이들은 커가며 취미로 열심히 하다가도 어느 순간 다른 구기종목에 관심을 갖는다거나 더 이상 축구에 매력을 못 느끼면 다른 취미 활동으로 바꾼다.
물론 게 중에는 계속해서 어른 이 될 때 까지도 축구 동호회를 하는 아이들도 있고 드물게는 기량이 출중해서 분데스리가로 가는 애들도 있다.
우리 집 아들들은 기량도 겸손했으며 취미로 하는 거였지만 싫증도 빨리 왔다 삼사 년 하다 탁구, 농구, 테니스로 갈아탔다.
이제는 집에서 축구공 가지고 축구하는 사람도 없고 축구 경기를 관심 있어하는 사람도 없다.
딱 하나 월드컵 시즌 때만 빼고 말이다.
4년에 한 번 월드컵이 열리면 우리 집은 축구 광팬 모드로 돌입한다.
왜냐하면 우리의 한국팀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독일에서 동네 사람들 모여 그릴 하며 축구 응원으로 뜨거운 여름을 보냈고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한국에서 공수한 붉은 악마 티셔츠 입고 아이들 데리고 경기장 나들이를 다닐 정도로 열성이었다
가장 최근이었던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때는 막내와 친구들 데리고 한국 vs 독일전을 영화관에서 하는 스크린 관람으로 응원하기도 했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고 나니 이제는 자연스레 집에서 비머 켜 놓고 식구끼리 조촐하게 응원하게 된다.
만약 한국이 16강에 가게 된다면 어딘가 단체로 응원하는 곳으로 가게 될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우쨌거나 이번에는 한국 vs 우루과이 전도 한국 vs 가나 전도 모두 평일 낮 14시 에 경기가 있었다.
다행히 오전 진료 시간이 끝나고 막내도 학교 갔다 집에 오는 시간이라 함께 볼 수가 있었다.
독일은 ZDF라는 공영방송에서 방영을 해 주었는데 수시로 화면에 잡히는 한국 응원단의 모습과 대~한~민~국 짝짝짝 짝짝하는 응원 소리가 우렁 차게 들려왔다.
경기를 중계하는 독일 해설가들도 한국 팀의 경기 내용에 대해 칭찬 일색이었다.
단지 김 씨 성을 가진 선수들이 많아 가끔 난감해 하기는 했다.
주로 성으로 선수들을 호명하는데 김 또 한 명 김이라고 부르면서 김이 패스하고 김이 잘 받았습니다 라는 해설을 하며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는 코멘트를 남겼다.
우리가 소리친다고 방송하던 그들이 우리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도 아니건만 여기도 김이다 라며 배꼽 잡고 웃었다.
한국 대 가나전 에서는 경기 시작 전 선발 선수들 호명하며 아예 해설가가 4명의 김이다라는 소리를 해 우리를 또 한 번 웃겼다.
선수 중에 여러 명의 성이 김 인 것도 쉽지 않은데 이름은 발음도 잘 안되니 풀네임을 말해야 할 타이밍 일 때는 환장할 노릇이었을 것이다.
한국 대 우루과이 전은 비록 비겼지만 독일 해설가의 말마따나 더 이상 완벽하기 어려운 플레이 들이 많았다.
거기다 손흥민 선수가 수술한 지 몇 주 되지 않아 마스크를 낀 체 경기에 임하는 모습은 짠하면서도 든든했다.
독일 해설가들도 손이 아직 원래의 컨디션을 다 찾지는 못했지만 한국 대표팀 팀원들에게 안정감을 가져다주는 데 있어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 집의 개인적인 관전평으로는 이번 대표팀 선수들은 젊기도 하려니와 피지컬 면에서도 체력 면에서 다른 나라들에 비해 밀리지 않았으며 투지 면에서도 엄청났다.
우리는 지금까지 월드컵 사상 최고의 경기들을 보여줬다고 말하고 싶다.
아쉽게 2-3으로 졌던 가나 전에서도 골 득점과 상관없이 내용상으로는 우리 선수들이 충분히 이겼고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고 본다.
영국 주심 테일러인지 뭔지 마지막에 우리 선수들의 코너킥을 허락하지 않고 휘슬을 불어 버린 딱 보기에도 못돼 처먹게 생긴 빠박 머리의 판정은 매우 유감이지만 그 못된 넘의 만행도 우리 선수들의 멋진 모습을 가리지는 못했다.
후반전에 이강인 선수가 투입되고 조규성 선수의 홀린듯한 두 번의 헤딩 슛 그것도 3분 만에 연이어 있었던 마법 같던 순간도 대단했지만 나는 경기 끝 몇 분 남기지 않았던 때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보통 2대 3이고 이제 경기가 몇 분 남지 않았다 싶으면 이제 가망이 없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이 아닐까? 사람은 가망 없는 또는 희망 없는 것에 투지를 불태우기 대단히 어렵다.
아마도 포기가 더 빠를지 모른다 어차피 안될 텐데.. 내지는 이제는 졌구나... 등등의 생각을 할 수도 있었을 테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은 끝까지 분초를 다투며 정말 끝날 것 같지 않은 경기를 펼쳤다.
그 순간에 그렇게 투지를 불태우며 끝까지 일분일초도 버리지 않겠다는 모습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다는 것에 눈물이 핑 돌게 감동했으며 손바닥에 불이 나게 박수를 보냈다.
아직 한국팀이 16강에 진출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그러나 선수들의 투지가 지금 같다면 4강에 진출했던 2002년 월드컵 신화처럼 또 하나의 월드컵 드라마를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한국 대 포르투갈 전은 독일에서는 금요일 오후 16시에 방영된다.
간식 준비해 놓고 박수 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지켜볼 생각이다.
끝나기 전에는 끝난 게 아니다 한국팀 파이팅!
초간단 단팥 땡글이
한국 대 가나 전이 펼쳐지던 지난 월요일 우리는 오전 진료를 마치고 왕진 시간을 5시로 계획하고 월드컵 관전 준비를 했다.
점심은 짜장면으로 했다. 보통 여름에 치러지던 월드컵 때는 냉면, 콩국수, 또는 그릴을 먹었다면 특별히 겨울에 하는 이번 월드컵은 따뜻한 짜장면이 제격일 것 같았다.
면은 독일 마트에서 판매하는 스파게티 면 중에 가장 짜장면과 식감이 비슷한 Linguine 로했다.
고기와 감자 양파에 새우까지 넣은 짜장 소스를 잘 삶아진 면 위에 얹고 오이 채 얹으니 집에서 짜장면 배달해 먹는 것 부럽지 않았다.
그리고 경기를 보며 먹을 칲스들을 챙기다 문득 겨울 하면 떠오르는 붕어빵이 떠올랐다 그러나 경기 시작 얼마 남지 않았고 반죽해서 굽기에는 경기관람에 집중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서 초간단 비장의 무기 단팥 땡글이를 만들었다.
재료도 정말 간단하고 시간도 초고속이다
패스츄리에 단팥이 들어 간 바삭 달콤한 맛이라고나 할까
자 이제 만드는 방법 들어갑니다요.
재료도 초 간단합니다
통단팥 통조림 1 큰스푼 (여름에 빙수 해 먹으려고 사다 놓은 단팥 통조림이 있었어요)
패스츄리 생지 큰것 1장 (*독일 마트에서 파는 도우는 길고 넙적하게 생겨서 한 장에 땡글이 약 20개가 나옵니다.)
계피 가루 1/2 큰 스푼 황설탕 1 /2 큰 스푼
요렇게 얇게 편 패스츄리 생지의 절반을 잘라 반은 통팥 넣고 반은 계피에 황설탕 넣고 만들어 보았어요.
길게 한 줄 재료를 넣고 김밥 말듯 돌돌 말아 줍니다.
조롷게 열개씩 잘라서 오븐에 150도 에서 170 사이에 예열을 하고 15분에서 20분가량 노릇노릇 구워 내면
완성 (* 온도와 시간은 오븐의 성능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초간단 땡글이 시간 없을 때 후딱 하니 만들어서 먹기 좋은 간식입니다.
멍뭉이 나리도 달콤한 냄새에 한 입만 주면 안되를 표정으로 시전하고 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