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봄 여름 가을 겨울
누군가 오늘 독일 날씨 어때요?
라고 물으신다면
변화무쌍 끝내줍니다 라고 답하겠어요.
이번 주는 비 오고 바람 불다 다시 파란 하늘에 해가 반짝하고 또 언제 해 났었나 싶게 먹구름에 비 오고....
9월인데.. 변덕스럽기로 유명한 독일의 4월 날씨를 방불케 한다.
이 거이 가을이지... 봄인지... 헛갈릴 지경이다.
아침부터 거센 비바람에 나뭇가지들이 나부끼며 아직 가을 색을 제대로 입지도 못한 나뭇잎들이 바닥을 뒹군다... 비 그친 파란 하늘을 이고 바닥에 주저앉은 나뭇잎 들은 아직 가을 낙엽이라 불러 주기엔 너무 파랗다
우리가 한국으로 놀러를 나갈 때면 만나는 사람들 마다 우리에게 자주 묻고는 했다 독일은 날씨가 어때요?
나는 자주 이렇게 답했던 것 같다 변화무쌍합니다.
어린 시절 비가 부슬부슬 오면 서도 한쪽으로는 해가 나는 이상스러운 날씨를 우리 할머니 이을순 여사 께서는 "여우가 시집 가나 벼"라고 하시고는 했는데... 하루에도 수차례 해났다 비 오다 를 반복하거나 비가 오면서 동시에 햇빛이 비치는 여우가 시집가는 날이 독일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날씨라 하겠다.
그렇다면 독일은 일 년 내내 그런 날씨뿐일까?
그럴리야 있겠는가...
독일에도 봄 여름 가을 겨울 이 있다.
먼저 봄 Frühling
독일의 절기는 한국과 흡사하게 사계절이 모두 있다. 그 시기 또한 같은데
날씨는 한국에 비해 해가 나는 날이 훨씬 적고 장마철은 없어도 비 오는 날이 많으며 특히나 봄이 오는 시기인
4월은 오락가락 변덕이 죽을 끓이는 날씨로 유명하다.
비 오고 해나고 때로는 우박에 서리까지 하루 안에 종합 세트로 만날 수도 있는 때가 독일의 4월이다.
그러나 해마다 차이가 있어 어느 해에 4월은 한국에서 봄을 빌려 온 듯 천상 봄 날씨인데 5월에 4월 날씨가 지속되었던 적도 있었다.
어쨌거나 이런 널뛰는 듯한 날씨 에는 옷 입기가 매우 난감하다.
그래서 독일에서는 바람 불고 비 오다 반짝 해나는 변화무쌍 한 날이 많은 봄에 양파처럼 켜켜이 옷을 껴입는 것이 필요하다. 맨 아래 짧은 팔, 긴소매 또는 카디건 그위에 비옷 또는 아웃도어 재킷 등등..... 그래야 바람 불고 비가 와도 서리가 내려도 갑자기 해가 나서 온도가 쭉 욱 올라가도 한 겹 입고 벗고 해 가며 자체적으로 온도 조절을 해 줄 수 있다.
독일의 늘씬한 남녀가 목에 멋지구리 카디건을 걸고 다니는 것은 멋 부리느라 그런 것도 있지만
날씨가 워낙 하루 동안에도 들쑥 날쑥이라 여차 하면 하나 더 입어야 하고 또 반짝하면 하나 더 벗어야 해서 그런 이유도 있다.
게다가 꽃피고 새우는 본격적인 봄철 은 나무 많고 꽃 많은 독일에 꽃가루 알레르기 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다.
따사로운 봄날에 한국의 황사가 있다면 독일은 허옇게 떠다니는 꽃가루 때문에 알레르기 환자들이 집 밖을 나다니기가 어려워지는 시기다.
그렇게 꽃잎이 떨어지고 바람에 날리는 꽃가루와 함께 봄이 스쳐 지나가고...
어느 날 예고 없이 무더운 여름 Sommer
이 찾아들면...
6월이 되어도 어느 때는 어제오늘까지 낮기온 19도 20도였는데 내일 갑자기 29도 32도 인 두 얼굴의 여름을 만나게 되는 독일에서는 하루 이틀 사이에도 10도 이상 되는 온도 변화에 몸이 적응하느라 바쁘다.
독일의 여름은 한국보다 습도는 낮지만 햇빛 받으며 서있다 보면 머리 벗어지게 뜨겁다.
거기다가 어제는 봄 같다 오늘은 여름 같은 이랬다 저랬다 하는 날들이 많고 여름방학이 길기 때문에(6주) 아직 까지 아무리 더워도 학교에 선풍기 조차 없다.
대신에 30도가 넘어가는 불볕더위가 며칠 지속되면 초등학교에서는 Hitzefrei 힛제프라이 라는 것이 있다.
너무 더운 날 이기 때문에 학교 수업을 단축하고 일찍 집에 간다.
큰 상점 들과 백화점 마트 등을 제외한 일반 가정집과 대중교통인 시내버스 전차 들도 마찬가지로 선풍기 조차 없는 곳이 많고
에어컨은 주로 요즘 새로 나온 자동차, 시내버스, 전차 등에는 장착되어 있으나 옛날 것에는 아예 에어컨 시설 시설 조차 되어 있지 않다.
말 그대로 쿵쿵 달아 있는 찜통인 전차 나 시내버스를 타고 땀을 삐질 삐질 흘리며 앉아 있노라면 차라리 내려서 걷고 싶어 질 때도 있다.
그럼에도 햇볕이 귀한 나라 독일에서 날씨 좋은 여름 이면 노천카페에 앉을자리 찾기가 어렵고
집 앞 공원에는 뜨거운 땡볕 아래 저 푸른 초원 위에 마치 바닷가에 휴가 온 사람들처럼 훌러덩 벗고 벌러덩 누워 크림, 오일 골고루 발라 가며 앞으로 뒤로 굽고? 있는 사람들 천지다.
그러나 저 푸르고 푸른 잔디 위 뽀송뽀송하리라 생각하고 철푸덕이 앉았다가 구석구석에 분포되어 있는 개 들의 또는 오리 들의 분비물 들을 지뢰처럼 만나지기도 하니 깔고 앉을 것이 필요하다.
한 번은 독일로 놀러 오신 친정엄마와 막내 축구하는 것을 보러 갔다가 갑자기 풀밭에 앉게 되었는데 가지고 있던 바닥에 깔 것이 없어 쇼핑할 때 물건 담는 비닐봉지를 모녀가 나란히 깔고 앉아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빵, 간식 등을 흡입해 주시고 일어나다가 막내네 축구 트레이너와 정통으로 마주쳤다.
깔고 앉아서 납작해질 때로 납작해진 비닐봉지를 탈탈 털어 간식 먹은 흔적을 담아 대고 있는데 말이다.
그 순간 우리가 마치 솔 손수범 해서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풀밭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는 줄 알고 대단한데.. 하는 눈빛으로 인사를 해오는 트레이너를 보며 이미지 관리를 위해 주변 풀밭을 일없이 훌텄던 기억이 난다.
있었나 싶게 여름이 빠르게 지나 가면
나뭇잎에 하나둘 물이 들기 시작하고
독일에도 가을 Herbst 이 성큼 찾아온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아이들의 새 학년 새 학기 가 시작되면서 서서히 가을로 접어드는데 (독일은 해마다 주 별로 여름방학 시기가 조금씩 다르다) 계절 이 바뀌 면서 일교차가 크고 비 오다 말다 춥다 덥다 하니 감기 가 많이 돌게 되고
나뭇잎에 든 색색의 가을 물이 짙어지고 여기저기 동네마다 나무에 사과 배 등의 과일들이 주렁주렁 달리는 9월 10월이 되면 우리 집 같은 가정집 들은 낙엽 쓸어다 버리느라 바쁘다.
(궁금하신 분들은 윗글을 클릭하세요)
그리고는 독일에서 가장 날씨가 좋지 않고 힘든 시기인 늦가을 11월이 찾아온다.
이때부터는 비 오고 음산하게 춥고 하늘이 내려앉은 듯 어두운 색을 띠고 아침 인지 밤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시간들이 오는데
일조량이 확연하게 떨어지는 이 시기를 독일 사람들은 어둠의 시기라 부른다.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속출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때 독일 사람들은 감기 등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 관리에 유의할 뿐만 아니라 오페라 공연, 미술 전시회, 연극 관람, 서커스 관람 등 주로 실내에서 할 수 있는 문화 활동으로 쳐지는 마음 들을 다독이고는 하는데..
노인 분들 중에는 여름에는 집에 계시다가 요때 아예 햇빛 많은 이웃 나라 들로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도 많다.
그렇게 가을이 깊어 가고 어느새 크리스마스 장이 서는 겨울 Winter이 오면
사람들은 어두운 날씨 햇빛 구경하기 힘든 날에도
반짝이는 조명 들과 크리스마스 장식들에 위안을 받기도 하고
크리스마스 선물 들을 준비하느라 분주 해 진다.
그러다 크리스마스 준비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는데...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를 클릭하세요)
독일의 겨울은 주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영하의 날씨가 많은 한국의 겨울에 비해 영상의 날씨가 많아 따뜻한 편이다.
그러나 체감 온도는 낮다 그 이유는 독일의 추위는 코끝이 아리게 추운 강추위 라기보다는
음산하게 추운 뼛속을 파고드는 추위다. 여름은 습도가 높지 않으나 겨울은 습도가 높은 편이다.
거기다가 보일러를 켜면 방바닥이 따끈따끈 해지는 우리네 와는 다르게 공기를 데우는 전기 히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방안에서도 따뜻한 실내화를 신고 있지 않으면 발이 춥고 한기가 든다.
한마디로 골병드는 추위 할까? 그래서 독일의 젊은 사람들은 열심히 운동을 하고 나이 드신 분들 중에는 사우나를 자주 다니는 분들이 많다.
겨울 이면 아이들이 너무도 기다리는 눈 도 영상의 날씨가 많은 독일 그중에서도 남부 쪽은 눈이 별로 없다고 알려져 있는데 그것도 해마다 차이가 있다.
예전에 우리가 중부 니더작센주에서 남부 바이 어른 주로 이사를 간다고 하니 사람들은 그 동네는 눈이 별로 오지 않으니 눈썰매도 다 주고 가라고 했었는데 막상 우리가 이사한 첫해 눈이 어마무시 많이 내려 학교는 휴교에 들어가고 눈썰매 다시 사서 막내는 눈썰매 타고 동네를 돌아다녔었다.
오락가락 급 추워진 날씨 덕에 이 글을 쓰다 보니 겨울 양식을 모아 두어야 하는 다람쥐처럼 벌써부터 추운 겨울을 어찌 나야 하나 걱정이 앞선다.
하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찐만두가 먹고 싶어 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