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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Sep 15. 2016

독일 미용실 때문에 생긴 헤프닝

Hauptspeise 본요리  26

엄마와 딸내미의 무식이 용감한 문자 

독일은 인건비가 비싼 편이다 
그래서 미용실에서 내야 하는

헤어 요금 또한 꽤 비싼 편이다.

보통

 독일 사람들이 하는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른 다고 하면  
머리를 자르는 값이 약 20~30유로 사이
한화로 대략 2만 6천 원 에서 3만 9천 원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

물론 

여기서도 남, 녀 머리 길이의 차이

지역 차이가 큰 편이지만 

우리 동네 기준으로 그렇고

그것도 

순수하게 머리를 자르는 데만 드는 비용이며

이 동네 사람들과 두상, 머릿결, 굵기,

등이 확연히 다른 우리는 

자르고 난 후 애초에 원하던 스타일로 

대로 나와 주리라는 

보장도 없다. 

거기다 
머리 자르기 전에 머리를 감겨 준다거나
분무기로 물버려 댄 후 자른 머리를
젖은 머리카락 말려 주는 용도가 아니라
머리를 제대로 스타일링을 해주는 드라이는
모두 따로따로 추가 요금을 받는다.
그러니 요즘은 

한국도 헤어 스타일을 위해 드는

 요금이 만만찮게 비싸 졌다 하고

유럽의 다른 나라는 더 비싼 곳도 

있다지만 

한국 갈 때마다 동네 미용실에서

1만 오천 원에 

예쁘게 머리를 자르고 올 수 있던 걸 

생각하면 우리에겐 독일의 미용비가

무척이나 비싸게 느껴진다.  


그래서 우리 집의 경우
막내와 남편은 
가격이 착한 편인 터어키 사람들이 하는 미용실 
에서

막내는 9유로, 남편은 12유로 주고

  딱 머리만 
자르고 와서 집에서 머리를 감는다. 

제법 긴 머리 인 나는

 독일 미용실에서 거금 들여
자연스러운 웨이브의 물펌?을 시도했다가
뽀글이 빠마가 제대로 나와서 
앉으나 누우나 꺼지지 않는 꽃다발로 
몇 개월 살고 나서부터는 여기서 
미용실 안 간다. 
그냥 버티다 한국 방문 시 심란한 머리를
재정비? 하고

 다음번 갈 때까지 줄곧 버틴다.

그리고
지금 한참 외모에 신경을 쓰는 
큰아들과 딸내미는
큰 아들은 젊은 사람들 에게 평가가 좋은
헤어스튜디오를 찾아 비싼 돈 내고 
그때 유행하는 스타일 중에
저의 취향저격으로 자른 후 오래 버틴다 
아주 긴 머리인 울 딸내미는 어릴 때는 주로
내가 머리를 잘라 주고 묶어 주고 
파마도 해 주었었는데 
언젠가 한번 쿨 하고 모던한 스타일 로다가 
내가 볼 땐 언밸런스 한 
지가 볼 땐 심한 짝짝이로 잘라 준후 
다시는 내게 머리를 맡기지 않는다.
그래서 

가끔 집 앞에 독일 아주머니가 하시는 
동네 미용실을 다녀오고는 하는데
  딸내미가 미용실에서 상담이 있다고

나갔다. 
미용실에서 뭔 상담?

알고 보니 


아주 긴 생머리인 울 딸내미가  
변신? 하고 싶은 스타일이 있는데 

염색을 하고 물도 빼고 뭣을 많이 해야 하는

헤어디자인이라 
정확히 무엇을 할지에 따라 
머리 길이와 굵기 숱의 정도 상태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 
즉 같은 스타일 이어도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동네 헤어 데 쟈 이너 원장 선생님과 상담을 하고
견적?을 뽑으러 미용실로 간 것이다

독일의 학교 에선 

두발, 복장 등이 자유롭기 때문에 

고등학생들이 화장도 하고 제일 많이 꾸민다.
그래서

 여기는 길가다 상큼 하니 이쁘다 
대학생 인가? 싶은 애들이 고등학생인 경우가 많다.

어쨌거나 
밀린 집안일을 얄라리 하고 있는데 
미용실 간 딸내미로부터 

이 동네 사람들이 카톡처럼

애용하는
wahtsApp 이  또로롱 들어온다.
"엄마 내 머리가 굵고 길어서 저런
스타일로 하려면 180 유로래 
어떻게 하지?"
으허헉 세다 
염색하는 값만 그렇단다. 
웨이브는 세팅을 집에서 셀프로 말던
아님 펌을 돈 더 내고 하던 말이다 
내가 놀라고 있는 사이 
또 또로롱~하고 
"엄마? 내가 100유로 있는데...
어떻게 할까~?"
라고  독일 사람들에게 

카톡 처럼 애용 되고 있는 Whatsapp이 들어온다.
결국 딸내미는 너무 비싸 지만 
머리는 하고 싶고 지는 저금 한 돈 
탈탈 털어 100유로 밖에
없으니 엄마 가 80유로를 보태 주면
해 보고 싶다는 심사인 거다. 



그래도 그렇지 너무 비싸잖아?
180 유로 면 한화로 대략 2십3만 원이 
넘는단 말이다.
나는 굵디 굵은 손가락 하나 들고
코딱지 만한 핸디에 쿡 쿡 찍어
답을 써 보내고 있는데 
내가 내는 속도 와는 다르게
두 손으로 날듯이 찍어 대는
울 딸내미의 문자들이 
뚜두룽 뚜루룽 계속해서

밀려들어온다
그러다 
엄마의 느려 트진 답을 기다리느라
애가 탔던 울 딸내미
급한 마음에 보낸 문자가 
내가 쓴 답이 대화창에 뜨기 도 
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어떻게?

엄마 빨리 스바

이 문자를 보고 나는 박장대소했다. 

엄마 빨리 써봐 라고 
 쓰고 싶었던 울 딸내미 
마치 껌 좀 씹어 주신 센 언니 같은 
느낌의 문자를 날리 신 거다. 
여기서 아이들 에게 

한글을 꾸준히 가르치고는

있지만

엄마 아빠 외에는 한글을 사용할 일이 

많지 않은 우리 아이들은 

받침이나 맞춤법이 틀릴 때가

 자주 있다. 

뭐 우리도 손가락 하나 들고

핸디 자판을 떠듬떠듬 누를 때는 

저렇게 말도 안 되게 틀리게 쓸 때가 

많이 있지만 말이다. 


머리를 포기? 하고 집에 온 딸내미에게
나는 웃으며 이야기했다.


"어이구 이뇬아 스바 가 아니라 써봐겠지
스바의 스발음한다면

한국에서 쓰는  
욕이랑 어감이 비슷한 거야"
라고 그랬더니 
딸내미 큭큭 웃으며 
진짜? 그럼 외워 놔 야지 한다 

서로 한글 맞춤법 마구 틀려 놓고

마주 보고 좋다고 웃고 있는 

무식이 용감한 
엄마와 딸내미의 상큼한 
대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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