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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사의 구텐 아페티트
브런치 하기를 정말 잘한 것 같다.
by
김중희
Sep 1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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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는 가족과 비상 연락 외에는 거의 하지 않고
, 이래저래
지인 들과 수다 떨 목적에 개설했던 블로그도 더 이상 하지 않는
요즘.... 내가 유일하게 한글을 사용하는 것은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 전부 라
하겠다.
사실, 이마저도 바쁘다는 핑계로
가물에
콩 나듯 글 올리는 것이 다이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 가뭄에 콩 덕분에 가끔은 반가운 일을 만나기도 한다.
바로 며칠 전처럼....
며칠 전의 일이다.
브런치 알림 창을 통해 알림 메시지가 들어왔다.
그 안에는 누군가 기타 목적으로 보낸 메시지와 메일 주소가 하나 들어 있었다.
메시지를 꼼꼼히 읽어 보니 예전에 우리 집에 놀러도 오고 함께 식사도 했던 유학생 중 한 분이 우연한 기회에 내 브런치의 글을 읽다가 독일에 살고 있고 이름도 같고 사진도 알고 지내던 누군가와 비슷해 보여 반가운 마음에 연락을 해 보았다는 것이다.
혹시나 그 친구가 알던 그 언니? 가 아닐까? 싶어서...
나는... 그 몇 줄의 메시지를 읽으며 떠오르는 예전 기억 들 속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
물론 처음부터 읽자마자 그 친구가 누군지 바로 기억 해 낸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녀가 적어 놓은 상세한.... 몇 년도쯤 독일의 어느 도시에서 나와 남편을 만났고 우리가 그 무렵 친하게 지내던 지인들 중에 '아하 누구네를 이야기하는구나'라고 연상케 하는 내용 들은
.
.
자그마치 25년이나 지난날들의 기억 들을 꺼내 오기에 충분했다.
25년.... 그때 태어난 갓난아기가 청년이 되어
있을 세월이다.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되어 있어 세계 어디에 살든 실시간으로 한국소식을 접할 수 있고, SNS가 널리 이용되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몇 사람만 건너 친구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만..
사노라면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이
그게 그리
녹녹한 일은 아니다.
거기다가
우리는 독일에서 살면서 세 개의 주 세 곳의 도시로 옮겨 다니며 살았던 탓? 에 주소도 전화번호도 자주 바뀌어 연락되던 분들과도 계속 이어 지지 못할 때가 많았는데...
이렇게 브런치를 보고 비록 넷상이지만 25년의 세월을 넘어 다시 만나게 되니 고맙고 반가웠다.
그 친구 덕분에 우리 아들만 하던 나의 20대를
다시
만나게 된 며칠이다.
추억은 참 이상한 힘을 가지고 있다. 책장 구석에 꽂혀 있던 책을 꺼내어 손에 든 순간 제목도 가물가물 하던
그 책의
내용이 하나 두울 떠오르는 것처럼...
마치 어제 일
인양 그때 그 시절 우리가 함께 나누었던 음식들... 분위기... 그런 소소한 장면들이 두둥 하고 떠오른다.
내게도 그 친구 에게도 있던 우리의 20대...
서로의 시간을 공유한 다는 것은 특별한 일이다.
우리가 언젠가 실제로 만나게 된다면 어쩌면 그 친구는 내게 "어머나, 언니 그동안 세월 정통으로 맞으셨네요"
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함께 추억하는 그 시간 속 우리는 언제나 서로의 물들지 않은 20대.. 그때 그 모습뿐 일 것이다.
마음 한켠에 가벼이 나뭇잎을 흔드는 가을 바람 한 자락이 살포시 얹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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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희
라이프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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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작가
오늘은 댕댕이
저자
독일 가정의 병원 의료팀 팀장,한국요리강사 스쳐 지나가는 일상을 담습니다 저서로 ‘오늘은 댕댕이’ 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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