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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Nov 25. 2019

응원 합니다!라는 말이 가진 마법의힘

그 무덥던 여름날


작년 여름의 일 이다.아침 조깅을 함께 하는 친구 들이 2년에 한번 단체 여행겸 원정?마라톤을 간다고 했다.

그중에 제일 마음 맞는 친구인 크리텔이 지금 까지의 단체 여행겸 마라톤 에서 생겼던 재미난 일화 들을 풀며 꼬셔 대기 시작 했다

"같이 가자,이박삼일 동안 아이들 걱정 모두 남편 에게 맡겨 두고 우리끼리 재밌게 다녀 오면 된다니까"

생각 만으로도 즐거울것 같았다. 매일 하루 삼시 세끼 밥 먹듯 데리고 나가야 하는 나리 산책도,'10분만 있다가' 를 노래 처럼 외치며 숙제를 미뤄 대는 막내와 벌이는 신경전도,저는 완전 어른 이라고 착각하고 뭐든 지맘대로 해도 되는 줄 알다가 꼭 필요한 것이 있을 때만 엄마를 찾는 딸내미 랑 투탁 거리는 것도, 하루만 안해도 표가 나는 집안 일도, 몽땅 남편 에게 맡겨 두고 핸드 커리어 하나 삼빡 하게 꺼내 들고 어디론가 갈수있다는 것이 말이다.


그런데...여행 이면 여행 이지 굳이 그안에 미니 마라톤이 끼여 있을 것이 뭔가...

나는 원래 운동 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우연한 기회에 조깅 동우회에 무늬만 회원이 되었지만

비 오면 빠지고 바쁘면 건너 뛰기가 일상 인 사람 이다.

그러니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던 한여름에 구태여 땡볕 받으며 뛰고 싶은 마음은 추어도 없었다.

그래서 살짝 고민하는 척 했더니 동우회 회장인 베로니카 가 "뛰기 싫으면 걸어도되" 하는 거다.

오호라 그래도 된단 말이지..


무덥던 여름, 뛰기 싫음 걸어도 된다는 말에 해서 스물일곱 명의 여자들 만의 단체 여행에 끼였다.

아니 그렇게 단체 여행을 가장?한 미니 마라톤 대회얼떨결에 참가 하게 되었다.

그냥 서 있어도 덥던 40도의 폭염 속을 뚫고 빛 한자락 가릴데 없던 오스트리아 린츠에서의 여성 미니 마라톤 5km를 그렇게 뛰게 되고야 만것이다.

그것이 내 생애 첫 마라톤 이였다.


30년도 훨씬 전인 한국에서 내가 고등학교를 다닐때만 해도 대학입시에 체력장 이라는 것이 이었다.

그안에 800미터 오래 달리기 라는 종목이 있었는데 이때까지 내가 뛰어 본 최장거리였다.

1km도 아닌 800미터도 허덕이며 뛰던 내가 그더운 여름날 5Km 뛰었다.등떠밀려서 이지만 말이다.


뜨겁게 달아 올라 있던 아스팔트가 뿜어대던 열기가 숨쉬는 것 조차 힘들게 했고 앞에서 옆에서 뒤에서 달리 사람들의 온도가 체감 온도에 더 보태어져 마치 핫팩을 이고 사우나에 앉아 있는 느낌이던 그때....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 내 다리가 아닌것 같던 그때....

이제 함께 뛰던 사람들은 이미 보이지 않던 그때..

나를 멈출수 없게 했던 것은 모르는 사람들의 진심어린 단 한마디였다.


'아 이제 더이상은 못뛰겠다 저쪽 길로 빠져 나갈까? 마치 처음 부터 달리지 않았 던것 처럼?'

이란 마음으로 포기 할 기회를 엿보던 샛길에서 아이손을 잡고 내려 오던 가족이 나를 향해 아니 그순간 뛰고 있는 모두를 향해 큰소리로 외쳤다.

"화이팅 ,원합니다!"


사실 이번 제7회 브런치 북 프로젝트 에는 참가할 계획이 없었다.

더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참가 준비가 되어 있지 못했다는 것이 맞겠다.글을 쓸 시간적 여유 자체가 너무 없었기 때문이다.


올해 초,남편이 독일에서 가정의 병원 을 개원 했고 그일에 함께 뛰어든 순간 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하루는 병원 일과에 의해 좌우 됬고 이번 일년은 그일에 적응 하는것 만으로도 버거웠던 시간들이였다. 

그래서 계획 하고 있던 요리강습 들도 그숫자를 대폭 줄였고 공부하던 자연치유사 과정은 휴학을 했으며 초등학교 에서 하던 방과후 교사는 일찌감치 그만 두었다.

그럼에도 늘 시간이 부족해서 동동 거리느라 아서 무언가를 쓴다는것 자체가 어려울 때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쓰고 싶은 이야기는 차고 넘쳐도 정작그것을 정리해서 글을 쓰고 브런치북을 만들어서 언제까지 라고 날짜 정해져 있는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것이 아무래도 가능 할것 같지 않아보였다.


그러나 사람이 왠지 안된다 싶은 일에 더 애가 타고 미련이 남지 않던가 나의 브런치 구독자 0순위인(언제나 새글은 남편이 제일 먼저 읽는다) 남편 에게는 지나가는 말로 이번 북 프로젝트 나도 한번 해 봐?라고 했었다.

그 말고는 누구에게도 이번 북프로젝트 에 참가해 볼까?한다고 이야기 해 본적도 없고 그냥 혼자  해보려다 말면 그만 이지 뭐.. 라며 슬그머니 포기 할 생각으로 여유를 부리던 주말 이였다.


브런치 에서 띠링 하고 알림이 왔다. 모두 에게 보내 졌을 응모 마감 알림 이였다. p.s에 써 있던

아직 늦지 않았다는 것도 마지막 주말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참여 한다는 것도 충분히 설득력 있었지만 브런치가 작가님을 응원합니다  이 한줄이 내마음을 움직였다.

그 마지막 주말 그렇게 나의 브런치북 어쩌다 독일 병원 매니저 가 태어났다.

내 생애 처음 만들어 본 인터넷 책이다.


그렇게 응원합니다 라는 말에는 누군가의 포기하고 싶은 순간 또는 주저 앉고 싶은 찰라를 일으켜 세워주는 마법 같은 힘을 가졌다.

오늘 이순간 그누군가에게도 이 마법 같은 주문 이 필요 하다면 나는 기꺼이 외쳐 주리라 "당신을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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