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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Apr 22. 2020

#18.코로나 속 새로운 희망 품은 독일의 변화


독일은 이번 주 월요일을 기점으로 상점 크기가 800 평방미터 미만의 작은 상점들이 다시 하나 둘 문을 열었다.

이곳 현지 시간 4월 22일 기준으로 코로나 19 확진 누적 숫자가 148,453 사망자가 5,086 인 상황에서 너무 서둘러 문을 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들이 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생계가 달려있는 소상공인 들과 나라 경제를 생각하면 그 시기를 마냥 늦출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라 독일 정부의 고심도 컸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매일 정신없이 올라가던 확진자 숫자가 요사이 조금 주춤하고 있다.

그리고 마스크를 쓰는 것이 비말 감염이 주가 되는 코로나 19 감염으로부터 서로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TV,라디오 에서 한국의 성공사례를 예로 들며 자주 방송을 타고 있다.

이제는 코로나를 전하는 독일 뉴스 속에서 한국 SüdKorea이라는 단어와 중간중간에 한국말 들이 섞여 들리며 생생한 한국의 현지 모습들이 등장하는 것이 그리 놀랍지 않고 자연스러울 만큼 말이다.

(대문사진 4월 20일 월요일 작은 상점들이 다시 문을 연 카셀 시내 모습.*사진 출처 지역신문 HNA)

마스크 의무화하는 독일의 주가 늘고 있다는 기사.*사진 출처:Focus
마스크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마스크와 소독약이 구비되어 있는 약국들을 지역 신문에서 안내하고 있다.*사진출처 지역신문 HNA

그 덕분에 독일 정부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강력히 권장했으며 이제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쓰는 것을 의무화시킨 주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독일은 16개의 주로 나뉘어 있어 자체적으로 시행되는 것들이 많고 주별 차이가 있지만 이미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시작되었던 도시와 주들에서 현저히 낮아지는 확진자 추세를 계기로 "이게 최선이야? 확실해?"(뻑하면 때 지난 남의 대사 읊어 대는걸 혼자 좋아라 하는 1인)하던 다른 주 들도 따라 마스크 의무화를 시행하거나 검토 중인 곳들이 많다.

우리가 살고 있는 헤센 주도 도시 하나우를 시작으로 조만간 공공기관 또는 대중교통, 쇼핑 등에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초반에 코로나 19라는 전염병에 대해 무지한 것으로 보일 만큼 안일해 보이던 독일 정부도 보건 당국도 이제는, 코로나 감염병에 관해 제대로 인식하고 있어 지금의 확산세 주춤 이 아직은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빠르게 문을 닫아걸었던 것들을 지금은, 조심스럽게 하나씩 단계별로 열고 있다.


다가올 아이들 학교 개학도 한 번에 하는 것이 아니라 김나지움 졸업반, (우리로 하면 중고등학교) 직업학교 졸업반 등이 4월 27일 개학을 시작으로 점차 적으로 학년별 그리고 맨 마지막에 유치원을 개학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6학년인 우리 막내는 5월 중순이나 되어야 학교를 가게 될지도 모르겠고 유치원에 다니는 우리병원 직원의 아이들은 여름방학 전에는 유치원을 못 가게 될지도 모른다. 그로 인해 여기나 저기나 워킹맘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워킹맘과 아이들 개학에 관한 이야기는 다른 편에 이어서 쓰겠습니다)

그럼에도 지금은 무엇보다도 전염병 감염으로 부터의 안전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 그 모든 걸 감내할 수밖에 별도리가 없다.

코로나 시대, 경찰 순찰차는 시내, 공원 등을 수시로 순찰한다. 에스코트라 쓰고 감시 라 읽는다.
위에서부터 4월 22일 헤센주, 독일, 세계 코로나 19 확진자 누적 수 , 완치자 수, 사망자 수, 헤센주 완치자 집계가 되고 있는 시점에 도표.
* 사진출처 Tagesspigel 확진 누적자 숫자가 138.217명으로 지금보다 약 만 명가량 적던 때의 독일 전역 코로나 확진자 분포도.

코로나 19가 마치 딴 동네에서만 번지는 전염병 먼 나라 이야기처럼 생각하고 길 건너 불구경하던 것처럼 대처하던 초기에 비하면 요즘 독일의 대응은 많이 달라졌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는 독일 전역에 경중과 다소의 차이만 있을 뿐 코로나가 안 퍼진 동네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위에 사진 참고) 그래서 내 가족, 직장 동료 또는 이웃, 사돈의 팔촌 중에 코로나가 확진되는 경우도 허다하며 살고 있는 동네의 양로원 또는 요양원에서 집단 감염이 터진 곳들도 속출하고 있다 보니 이제 독일 사람들에게 코로나 19는 더 이상 남의일이 아니다.  

마스크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어 어색한듯 쓰던 마스크도 당연한듯 착용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모처럼 좋은 날씨에 갑갑하고 힘들기만 했던 사회적 거리두기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코로나 19 검사소로 지정된 병원들도 동네마다 늘어나 검사량도 예전에 비해 많아졌다.


마스크와 의료보호 장비 들을 일선 의료진들에게 수급하기 위해 정부와 보건 당국 그리고 의료보험 공단에서도 애를 쓰고 있다. 단지, 코로나 확진환자들이 입원 치료받고 있는 병원들을 우선 으로 하기 때문에 개인병원들에게 까지 전달되려면 아직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우리 병원을 비롯한 동료 가정의 병원 들은 신청한 보호복, 보호 마스크 등의 의료장비를 아직 받지 못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건 독일도 이렇게 모두가 전염병에 대하여 경각심을 가지고 진지한 고민과 함께 코로나 19라는 감염병 대처에 심혈을 기울인다면 언제가 한국처럼 코로나 19 확진자가 하루에 한자리 수라는 경이로운 숫자를 기록하게 되는 날도 올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아이들 학교도 걱정 없이 보내고 길어지다 못해 뒤집어져서 삐친 머리도 미용실 가서 다듬고 햇빛 짱짱한 날이면 마음껏 멋진 날씨를 좋아라 하며 이웃들과 마주 보고 수다 떨 날도 오게 될 것이다.

우리의 흔하디 흔한 그러나 지금은 너무나 그리운 평범한 일상을 다시 되찾게 될 날이 꼭 오게 될 것이다.

독일의 파울-에리히 연구소에서 개발 되고 있던 코로나19 백신을 사람들에게 임상 해 보기로 결정 되었다 *사진 출처 Welt,Bild 기사 캡쳐.


To 애정 하는 독자님 들께

안녕하세요? 독일에서 인사를 드립니다.

몇 주째 코로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일상을 살고 있고 글도 코로나에 관한 것이 위주인 요즘입니다.

전 세계가 그러하니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또 그렇기 때문에 모두 같은 마음이여서 더 공감대가 넓어진 요즘 이기도 하고요.

이제 한국을 비롯해 서서히 일상으로의 복귀가 이루어지고 있는 곳들이 늘면서 그 언젠가 하는 날이 조만간 오지 않겠는가 하는 희망들이 커지고 있습니다. 초기에 어찌 보면 미련해 보일 만큼 더디던 독일의 대처 방안들도 이제는 나아지고 있습니다. 장족의 발전이지요,메르켈 총리의 말마따나 유럽이 코로나 19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 셈이지요.

이 글을 쓰면서도 시간 별로 빠르게 바뀌어 올라오고 있는 독일 속보 기사들에 놀라 기도 했습니다.

제가 무슨 종군 기자도 아닌데 말이지요 ㅎㅎㅎ

아무리 개인의 글이어도 객관적인 것들이 뒷받침되어야 하기에 글을 쓰면서도 중간중간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뉴스와 기사들을 눈여겨봅니다.

오늘 속보로는 독일에서 이제는 4월 27일 을 전후로 해서 전 지역 16개 주가 모두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시행 하기로 했다네요.몇 시간전,제가 글을 쓰고 있던 때만 해도 검토 중인 것으로 나오던 곳들 조차도 말이지요...

그리고 더 반가운 것은 내일 부터 독일의 한 연구소에서 개발하던 백신을 자발 적인 참여자들에게 주사할 수 있도록 결정되었데요.그 말인즉슨 조만간 코로나 19 백신이 시중에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 겠지요. 혹자는 늦어도 10월에는 이백신을 사용하게 되지 않을까 희망한다고 해요.

매일,병원에서 코로나 19 감염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환자 들을 진료 하고,소견서와 함께 선별 검사병원으로 환자를 보내는 일을 하고 있어,이게 대체 언제 끝나려나 싶어 막막한 순간이 많습니다. 그 불안하고 지친 마음에 날아든 이런 소식들은 저절로 희망이 몽글몽글 피어나게 합니다.

독자님들 모두 몸도 마음도 건강히 지내시고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되찾게 되는 그날을 희망하는 밝은 하루 되시기를 바라 봅니다.


독일에서 김중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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