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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중희 Oct 15. 2016

크리스티안네의 50 생일 파티


친구 크리스티안네의

생일 파티가 있었다.

독일에서는 성년이 되는

18세 생일 파티 이후로

숫자에 0이 붙는 나이에

생일 파티를 크게 하는 편이다.

예를 들어

30, 40, 50, 60 등등....

그중 에서도

경제적인 여유도 있고 파티를 하기에

아직? 한창인 측에 속하는

40 또는 50 생일 파티를

특별히

크게 하는 사람이 많다.


친구 크리스티안네가

50 생일을 맞아

100명을 초대하는 제법 큰 파티를

하려는데

도와줄 수 있겠느냐

내게 부탁을 해 왔다.

강습 하는 것 만으로도

 늘  바빠 정신이 없었지만

친한 친구의 부탁이니

없는 시간 쪼개고 쪼개

즐거운맘 으로

함께 준비 하기로 했다.


독일 에서는 보통

어떤 행사던지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미리 미리 준비 한다.

 큰 파티 들은 최소한

서너 달 전부터

길게는 일년 전 부터 준비

시작 하기도 하며( **예를 들어 파티 장소

  등은 일년 전 부터

 미리 예약을 해야 가능한 경우 들도

있기 때문이다. )

초대도 몇개월 전 부터

최소한 몇주 전 까지는

미리 해 두어야 한다.  

크리스티안네와 나는 100이 초대 된

이 파티를 위해

계획은 육개월 전 부터

크고 작은 것들을 자세히 의논하고

준비한 것은 두달 반 이 였다.  



먼저

파티를 준비하면서

주요리 인

100인분 의 돼지고기 스테이크와

감자 그라탱, 닭꼬치

등은 파티 서비스에 맡기고

초밥을 좋아하는

크리스티안네 가족과 친구 들을

 위해

 솜씨 발휘해서

생선 초밥과 채소 초밥을

만들어 주고

다른 친구들 에게 샐러드와

디저트를 맡겼다.

준비하면서 쇠고기 종류가

빠졌길래

이때는 기회다 싶어 불고기를 해 주겠다고

했다.

많은 독일 사람들 에게

한국의 불고기를 먹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또 찾아온 것이다

음식 준비를 어느 정도 계획한 후에

다음은 음료 준비

독일의 어른들 생일 파티에서는

음식 못지않게

음료수도 굉장히 중요한데

와인과 샴페인, 맥주 등의 알코올부터

탄산음료까지 가급적 골고루

넉넉히 구비 해 놓아야 한다.

물론 초대 손님들 중에

좋은 와인 등을 들고

오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보너스~~



드디어 파티 날

파티 전 기본 적인

음식 세팅과 음료 체크가

끝나고

사람들이 하나 둘 오기

시작했다.

파티룸 은 크리스티안네의 두 아이들이

꾸몄는데

되도록 심플한 것을 좋아하는

그녀의 취향을 고려해

테이블 별로

그린 테이블 보에 장미와

초 그리고 반짝이는

50 숫자 데코로

다소 심심한 듯 보이지만

깔끔하게 꾸며졌다.  


파티 시작 시간인 저녁 7시가

슬슬 다 되어 가면서

나는 커다란 전기 프라이팬에

불을 켜고

불고기를 올려 굽기 시작했다.

함께 파티 준비해 주는 것

때문에 우리는 일찌감치

도착했지만

독일에서 식당이 아닌

파티룸을 빌려서 이 밤이 세도록

하는 어른들 파티 에는 정해진 시간

보다 뒤로 갈수록 사람들이

더 오기 시작한다.

그러니 미리 준비 해

놓으면 좋은 음식과

때 맞춰 준비하면 좋을 음식을

구분 해 놓는 것과

몇 번에 거쳐 나갈  

 음식 들의 양 과 시간을 조절 해 놓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나

불고기는

바로 구워 육즙이 마르기

전의 촉촉한 상태가  

최상의 맛을 자랑하므로

그 타이밍을 잘 계산해야 한다.

그리고

 나중에 오는 사람들도

골고루 맛볼 수 있도록

음식을

종류 별로 미리 나누어 두는 것

또한 꼭 필요한 일이다.

먼저  

불고기 한판이

익어 가는 맛난 냄새가

파티 룸을 장악하고

들어오는 사람들 마다

한 번씩은 들려서

묻고 간다.

"이 맛난 냄새나는 요리는

뭐니?"

내가 신바람이 나서

불고기 양념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며 입 운동하고 있는 동안

어느새

사람 들은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고  


파티 룸에

초대된 사람들의 절반

이상 이 속속 도착 하자

크리스티안네가 앞에 나와

서서

파티의 시작을 알리고

힘찬 박수를 끝으로

사람 들은 하나 둘

자리에서 일어나

음식을 향해 뷔페 상으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중간중간에 서로 이야기 꽃을

피우느라

상 차려 놓은 곳이 천리길이나

되는 듯 가다 서다를

반복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참 재미있는 것은

이번 크리스티안네의 생일 파티는

토요일 밤이었는데

원래 그녀의 생일은 그다음 날인

일요일이다.

그래서

생일 음식을 먹으면서도

아무도 축하한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12시가 땡~~~ 해야

축하한다는 말을 쏟아 낼 터였다.

왜 그런고 하면...



생일 당일 맞춰

축하하거나

아예 미리 당겨서 축하해 주는

우리 와는 반대로

독일에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네버~

생일을 먼저 축하해

주어서는 안 된다.

그것이

단  몇 시간 달랑 남은 그 전 날 이어도

마찬 가지~

딱 생일 당일 이거나

아니면 지나서 생일 축하를 해 주어야 한다.


합리적이기로

소문난 독일 사람들이

어찌 보면 다분히 미신스럽게도

생일을 미리 축하받으면 불운이 온다고들

이야기하며 그것을 터부시 한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생일을 미리 당겨

축하해 주기도 한다고 하면

다들 놀라워한다.

 

그렇다 보니  

크리스티안네는

원래 생일인 일요일 저녁에 파티를

하자니

초대된 사람들이

그다음 날 월요일이 피곤해

질 테고

토요일에 파티를 하자니 제대로 생일 축하를

받을 수 없고 해서

아예 토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새벽까지 1박 2일로 파티를

하기로 한 것이다.

그 덕분에

이 나이에 친구 생일 파티에 올 나이또

하게 생긴 거다.


당근이 놀기에 체력은 달렸으나

어떻게 쇠고기가 이렇게 부드럽고

감기는 맛이 나느냐며

어떤 방법으로

만들면 이렇게 되느냐는

질문이 쇄도하고

그것이 한국의 불고기 비법

이라는 나의 말에

불 코키 정말 맛있다며

한국 요리가 이렇게 맛난 것인 줄

몰랐다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대는 사람들

덕분에 어깨가 저절로 으쓱 해 지며

신나는 파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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