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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 한방 이면 충분하다

by 김중희

이 곳은

우리 동네의 큰 쇼핑타운이다.

주말이라 평소보다

오가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유난히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하하 호호하고 있는 곳이

눈에 띄었다.

궁금한 것은 꼭 확인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나는

가까이 가 보았다.

뭔가 했더니

전자 상가에서

커피머신 판촉 이벤트를

하고 있다.

에이 뭐 별거 아니네

하며

돌아 나오던 내 발걸음을

슬며시 붙잡은 한마디

"웃음 한방에

맛있는 커피 한 잔이 공짜~!"

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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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머신을 판매 하기

위해 공짜 커피를

나눠 주는 것은

여기저기서

자주 보았지만

커피 한잔 값이 웃음 한방이라?

어라 ~ 이거 재밌는데 싶어

나도 모르게 줄을 섰다.

향기 좋은 커피를 그 자리에서

바로 내려

한 사람 한 사람

그 위에 각기 다른 예쁜

그림까지 그려 주며

맛난 커피를 대접하고

있던

직원 아저씨는

그 값으로 웃음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 엉뚱한 제안이

웃겨서 한번~

아저씨가 커피 위에 그림 그리며

중얼 대는

행복해지는

마술이라는 이상한

주문

"아브라카다브라 심 살라 뿜"

을 들으며 한번~

사람 들은 끊임없이

웃어 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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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은 빠른 전염성을 가진 걸까?

낯선 사람들끼리

옹기종기 모여 있고

재미난 이야기를 나눈 것도

아니 건만

모두들 기분 좋게 따라 웃으며

그 공간은 마치 봄바람이

살랑 불어오듯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

퍼지고 있었다.

어쩌면 우린

바쁘고 지친 일상 속에서

웃음에 너무 인색했는지도

모른다.

꼭 웃어야 할 이유나 상황이

있어 주어야

입 꼬리가 올라가니 말이다.

비싼 웃음을 지불하고

마신

특별한 커피가

입안 가득 몽글몽글

행복한 기운을 안겨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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