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사람!
제목부터가 개인을 부품화하는 것 같아 너무 속상하지만
실제로 큰 조직들은 사람이 바뀐다고 쉽사리 흔들리지 않는다.
오너 리스크 정도 되면 모를까.
혹은 개인의 일탈로서 횡령, 배임 등의 이슈라면 모를까
인사변경 정도로 흔들리지 않는다.
아마 그것이 '시스템'의 힘일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사람이 바뀌어도 조직은 지속되어야 하기에
그 사람이 있는 동안은 조직을 위해 최선을 하게 도와주는 것. 그것이 조직으로서 '시스템'이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이 떠난 자리 '똥'이 남는다.
그 '똥'을 치우는데 엄청난 에너지와 비용이 수반된다.
반대의 경우라면 떠나는 사람이 뿌린 '씨앗'덕에 남는 사람들이 '과실'을 얻게 된다.
그 '과실'을 취하는데 그다지 노력이 들지 않는다.
말 그대로 low hanging fruit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떠난 사람 핑계만 대는 것도 문제다. 누구처럼..)
전임자도 후임자도 나 자신이었던 경험이 있다.
중간에 공백 기간이 있었기에.
전임자였던 시절 새로운 기회로 신규 고객과 계약을 맺게 되었는데,
동일본 대지진으로 시장가격이 흔들리더니 당장의 손해가 눈에 보인다.
짧은 시간 안에 결정이 필요하다.
' 손해를 감수하고 신규 사업의 기반을 마련하겠는가? 그 가능성에 비해 손해는 감수할 만한가? 책임은 결정자들이 100% 지고 진행 가능한가?'
이에 대한 답은 management 들 사이를 pingpong 하고 있었고
시간이 흐를수록 예상 손실폭은 증가하는데.
그에 대한 결정은 계약 파기...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우리의 이해를 위해 결정한 계약을 상대의 귀책도 아닌 이유로 파기하라니....
한참 뒤의 후임자로 당시 계약했던 회사를 다시 만났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와는 그전에 직접 만나본 사이가 아니고 내 이름을 제대로 기억 못 하는데
내 앞에서 내 욕을 그렇게 하더라고.
그 사이 공백기에도 시장에서 우리 회사 욕을 엄청 하고.
그 회사와 또 다른 아이템으로 사업을 해야만 하는 상황.
그간 깎아온 평판을 회복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내가 싼 똥을 내가 치운 꼴.
이 일은 그 조직을 떠나자는 결정을 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결국은 사람이다.
그리고 그 사람이 일을 '잘' 하기 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떠날 때 자료 지우고 남은 조직을 위협하고 남은 사람들은 불안해 하고 힘들어하게 하는 시스템을 갖춘 조직은 '지속'할 자격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