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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시대, 인성이 좋은 리더일수록 변화에 강하다

AI 시대도 다정한 리더가 이긴다

by 준작가

"나는 내가 배운 걸 함께 공유하였고, 아마 그게 가장 큰 차이를 만든 것 같다(What I learned, I shared. And I think that made all the difference.)." - 뉴질랜드 총리 재신다 아던 -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거대한 변화를 마주한 당시 그녀가 총리로서 국민의 신뢰와 믿음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리더십의 투명성인 겸손이었다. 그녀는 리더로서 지시, 결정, 보고, 승인이라는 수직적 단어 대신 '공유'라는 수평적 단어를 택했다. 그녀는 리더가 계획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만, 모든 해답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하는 건 괜찮다고 강조했다. 내가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내가 옳다' 보다는 '함께 옳은 길을 찾아보자'라고 말하는 리더의 겸손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그녀는 구성원과 신뢰와 믿음을 쌓았고, 그들과 함께 변화를 만들어 나아갈 수 있었다.

이처럼 겸손은 리더가 변화를 잘 대응하기 위한 첫 번째 요건이다. 불확실한 변화 속에서 팀원들은 모든 답을 가진 팀장보다 함께 답을 찾는 팀장을 더 잘 따른다. 팀장의 투명성과 겸손은 변화의 시대에서 팀이 안심하고 걸어갈 수 있게 하는 가장 단단한 신뢰 기반을 만들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는 공감을 단순한 감성 능력이 아니라, 우리가 배우는 기술 중 가장 어렵고 중요한 능력이라고 말했다(Microsoft CEO Satya Nadella does not see empathy as a soft skill: It's the hardest skill we learn)." - 포춘 매거진, 2023년 10월 -

그는 '공감'은 우리가 세상과 관계를 맺고,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데 갖추기 가장 어려운 스킬이라고 했다. 공감을 소프트 스킬 범주에 넣어 '부드러운'이라고 표현하는 것 자체가 그 중요성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라고 했다. 공감을 마스터하는 것은 모든 스킬 중에 가장 강력한 스킬을 갖춘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뇌성마비 장애로 태어난 아들의 아버지로서, CEO로서 역할을 해나가는데 '공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아이는 늘 변화를 마주하며 성장한다. 부모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처럼 팀장이 팀원의 감정을 존중할 때 팀도 성장할 수 있다. 공감은 사람 관리의 도구가 아니라 신뢰라는 근원을 지키는 리더십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아이를 혼낼 때보다, 눈높이를 맞추고 얘기를 들어줄 때 진짜 변화가 일어난다. 팀 또한 마찬가지로 변화의 시대, 공감하는 팀장 앞에서 팀원은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한다. 좋은 부모가 아이를 이기려 하지 않듯이 아이의 감정을 먼저 읽고, 기다리고, 함께 한 발씩 나아가려는 것처럼, 좋은 팀장 또한 팀원을 당장 바꾸려 하기보다 먼저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변화 속 공감은 '리드'가 아닌 '동행'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그는 또한 변화의 시대,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공감을 주면 구성원들은 온 힘을 다해 열정을 발휘하고 그것들이 연결될 때 한계를 뛰어넘는 헌신으로 나타나 조직이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할 수 있는 리더는 거대한 변화 앞에서 '방향'을 강요하지 않고, '이유'를 함께 나눈다. 먼저 듣고, 천천히 말하며, 팀원들의 반응을 고려하여 변화의 속도를 조절하기도 한다. 변화는 전략으로만 이끌 수 없다. 팀원의 마음은 팀장이 그들을 존중하고 공감하고 경청하는 태도에 반응하여 움직이기 때문이다.



"진짜 리더는 자신이 편하자고 행동하지 않는다. 필요하다면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함께하는 사람들을 지키려 한다(Great leaders sacrifice their own comfort even thier own survival for the good of those in their care)." -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의 저자 사이먼 시넥 -

이 책의 제목인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는 미국 해병대에서 실제로 식사시간에 가장 낮은 계급부터 식사를 먼저 하고, 상급자인 장교들이 맨 마지막에 줄을 서서 먹는 문화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는 내가 너희 보다 위에 있지만, 너희를 먼저 챙기겠다는 책임과 섬김의 리더십을 실천하는 방식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이타적인 리더십의 본질을 강조한다. 진짜 리더는 권위를 이용해서 혜택을 누리는 사람이 아닌, 조직 구성원을 보호하고 필요할 경우 자신이 불편함을 감수하는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변화의 시대 속 구성원은 생존과 안전을 걱정한다. 이때의 리더십은 특권이 아니라 역할과 책임이다. 불확실하게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리더의 희생은 조직으로 하여금 신뢰를 형성하는 밑바탕이 된다.

조직 구성원은 변화의 방향 보다, 그 방향을 말하는 리더의 태도를 기억한다. 이타적이고 품격 있는 팀장의 말 한마디는 팀원의 불안을 안정으로 바꾸고, 저항을 자발적 의지로 바꾸기도 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지시가 아니라 품성이기 때문이다. 즉, 리더의 말투는 조직의 심장 박동과 같다. 급할수록 더 부드럽게, 불안할수록 더 차분하게 다가가야 한다. 변화 속 리더의 인품은 여실히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때 변화를 성공으로 이끄는 건 전략이 아니라, 그 전략을 어떻게 전달하는 가에 달려 있다. 팀장의 말투가 단호한 통제가 아니라 따뜻한 공유일 때, 팀원은 걱정 대신 신뢰를 느낀다. 리더의 이타적인 태도는 변화의 속도를 높이지는 않지만, 변화 방향에 대한 확신을 만들어낸다.


겸손, 공감, 섬김의 리더십은 변화의 시대에 꼭 필요한 대표적인 인성 스킬들이다. 지금은 가장 똑똑한 리더 보다, 가장 사람을 잘 이해하는 리더가 꼭 필요한 시대이다. 겸손은 마음을 열게 하고, 공감은 사람을 움직이며, 섬김은 변화를 지속시킨다.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인성은 리더십의 잣대로 작용한다.

조직의 혁신은 기술이나 도구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신뢰에서 시작한다. 지금처럼 매일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진짜 변화를 성공시키는 리더는 겸손하게 듣고, 공감을 통해 설득하고, 섬김으로 리드하는 리더이다. 변화는 시스템으로 설계할 수 있지만, 실행은 구성원의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앞으로 겸손, 공감, 섬김의 리더십은 기술보다 강하고, 전략 보다 오래가는 가장 큰 파워를 발휘할 것이다.

다음 장에서는 '조직을 바꾸는 건 규칙도 철학도 아닌 내안의 가정이다'를 주제로 함께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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