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는 꺼낸 마음, 퇴고는 전하는 마음
초고는 꺼낸 마음,
퇴고는 그 마음이 닿도록
조율하는 시간입니다.
초고를 완성하면 뿌듯함과
안도가 한꺼번에 밀려옵니다.
"드디어 다 썼다."
곧 따라오는 감정도 있지요.
"이걸 어떻게 다듬지?"
지금 우리는
책쓰기의 중간 지점에 와 있습니다.
초고를 꺼냈다면,
다음은 독자에게 전해지도록
다듬는 시간입니다.
그 시작이 바로 1차 퇴고입니다.
초고를 쓰는 동안은
내 안에 있는 말을 있는 그대로 꺼내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떤 날은 쏟아내듯이 쓰고,
어떤 날은 단 한 문장을 붙들고
오래 머물렀죠.
그렇게 나온 초고는 정제되지 않았지만,
그만큼 솔직하고 생생합니다.
내가 꺼낸 마음 그대로예요.
이제, 퇴고의 시간이 시작됩니다.
아니, 글을 다시 읽는 시간이라고 해야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어요.
퇴고를 문장 고치는 일이라 생각하면
막막해집니다.
한 참여자는 퇴고에 들어가기 전,
한 문장 한 문장을 수정하려다
아무것도 손대지 못한 채 글을 닫았어요.
제안했어요.
"지금은 고칠 생각 말고,
흐름이 자연스러운지 먼저 확인해보세요."
그 분은 흐름 점검 체크리스트를 활용해
다시 글을 읽기 시작했고,
이야기의 길을 따라가며 퇴고의 감각을
익히게 되었죠.
퇴고는 꼭 현미경으로 문장을 들여다보는
일이 아닙니다.
처음엔 지도 위에서 길을 훑어보듯,
큰 흐름부터 살펴보는 일이죠.
1차 퇴고의 핵심은 고치는 것이 아니에요.
바라보는 것입니다.
쓴 사람의 시선에서 벗어나,
읽는 사람의 눈으로 바라보는 연습.
이렇게 시선을 바꾸는 것이,
퇴고의 첫 걸음입니다
우선은 문장을 고치려 들지 말고,
글 전체의 흐름을 바라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
어느 지점에서 멈칫하는지,
독자가 길을 잃을 만한 부분은 없는지.
전체를 한눈에 보는 연습이 필요해요.
잠시 거리를 두고, 휴식을 취하면 좋아요.
초고를 완성하자마자
바로 퇴고를 시작하면,
내가 쓴 문장에 대한 애정이 커서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기 어렵거든요.
며칠만 시간을 두고,
다시 처음 읽듯이 바라보면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때가 있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퇴고는 비판이 아니라
전달이라는 마음으로 접근하는 겁니다.
내가 꺼낸 말들이
독자에게 제대로 닿을 수 있도록 돕는 일.
퇴고는
'쓰는 사람'에서 '전하는 사람'으로
바뀌는 시간입니다.
초고가 정리되지 않은 마음이라면,
퇴고는 그 마음을 누군가에게
가닿게 하는 다듬기입니다.
문장보다 흐름을,
단어보다 맥락을,
잘 썼는지보다 잘 전해지는지를
바라보는 것.
지금은 고치는 시간이 아니라,
전달이 시작되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고치지 마세요.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천천히 소리 내어 한 번 읽어보세요.
퇴고는 그렇게,
다시 읽는 시간에서 시작됩니다.
매주 화요일,
그 흐름을 따라가는 책쓰기 코칭 여정입니다.
책을 쓰겠다는 건
결국 내가 겪은 삶의 결을 믿는 일이에요.
내 말투로, 내 속도로,
세상에 한 권뿐인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일.
당신의 말하기에서 시작된 그 문장들이
조금씩 쌓이면,
어느새 당신의 책이 되어 있을 거예요.
책 한 권을 쓰는 일은 생각보다 조용하고, 내밀한 여정입니다.
이 시리즈는 그 여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걷습니다.
타깃 독자를 정하는 마음과 목차 세우기.
초고를 쓰고, 퇴고로 마음을 다듬는 일까지.
책을 쓰는 모든 순간에 건네고 싶은 이야기를 담으려 합니다.
저와 함께
글쓰기와 책쓰기를 이어가는 분들,
우린 앞으로 어떤 삶을 맞이하게 될까요?
03화 〔책쓰기〕누구에게, 어떤 이야기를 건네고 싶은가요?
04화 〔책쓰기〕책은 누구나 쓰지만, 아무나 쓰는 게 아닙니다
05화 〔책쓰기〕나는 왜, 책을 쓰기도 전에 멈춰버렸을까
06화 〔책쓰기〕내 이야기가 사소해서, 책 쓰기가 망설여진다면
08화 〔책쓰기〕당신의 책, 한 사람을 잊지 말아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