뒹굴뒹굴했습니다.
어제는 토요일 외출의 여파로 몸 여기저기가 소리를 질러대던 날이었지요. 아침 운동을 다녀온 뒤로 자꾸 졸렸어요. 눈은 말똥말똥한데 몸은 계속 쉬라고 했습니다.
책을 더 읽고 싶었어요. 책상에 앉아 독서대에 시선을 고정하는데, 몸이 먼저 말하더군요.
“루틴 마쳤어. 이제부터 쉬어. 회복이 필요해.”
눈은 감기지 않는데 몸이 앉을 수 없다고 하니 어쩌겠어요. 일단 침대에 누웠죠. 누운 채로 토지를 손에 들었습니다. 한 페이지 넘기고, 또 한 페이지를 넘기는데 눈이 반쯤 감겼어요. 페이지를 더 넘기려는데 껌벅껌벅, 보였다 안 보였다 했네요. 토지가 졸립게 한 건 아니에요. 토지는 점점 더 궁금하게 만들었어요.
정신은 토지로 향하고, 눈은 감기고, 몸은 으악으악 비명을 지르는 상태였지요. 또 어째요. 책은 손에서 떨어졌고요. 이불은 목까지 올라왔고요. 그대로 잠으로 빠져들었습니다.
그렇게 아침잠을 푹 잤어요. 중간에 한 번 깼는데도 바로 다시 잠들더군요. 몸이 더 나른해지는 게 느껴졌어요. 아침 운동을 다녀온 시간이 8시쯤이었는데, 잠에서 깨고 시계를 보니 아직 10시도 안 됐더라고요. 거의 두 시간을 잤는데도 그랬어요. 이 여유가 참 신기했습니다.
딸도 피곤했는지 그 시간까지는 부스럭거리는 소리도 없고 감감했어요. 집은 더 조용했고요. 그래서 저도 또 더 잤습니다. 어제는 하염없이 푹 쉰 날이었어요.
저녁이 되니 목과 어깨와 허리에서 다시 비명이 올라오더군요. 스트레칭을 했습니다. 잠들기 전에는 폼롤러로 등을 다 풀어줬어요.
꾸욱꾸욱. 그리고 늘 같은 시간, 밤 10시에 눈을 감았습니다. 또 바로 잠들었고요.
오늘 새벽 몸을 일으키는데 괜찮더군요. 어제보다 꽤 부드러워져 있었어요. 충분히 자서 회복이 된 건지, 어제 편안히 쉬어서 그런 건지, 잠들기 전에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그걸 다 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어요.
다만 하나는 알 것 같습니다. 어제는 뭔가를 더 해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은 날이었어요. 몸이 원하는 대로 움직임을 최소로 하고, 괜찮다고 말해주며 달래준 날.
늘 뭐라도 해야 할 것 같고, 쉬고 있으면서도 괜히 마음이 바빴는데 어제는 달랐습니다. 쉬어야 하는 몸 앞에서 억지로 부지런한 척하지 않았어요. 그냥 쉬었습니다. 그게 필요하다는 걸 몸이 먼저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오늘은 개운하고 부드러운 몸을 만났습니다. 열심히 한 결과라기보다, 멈춰야 할 때 멈춘 덕분에 얻은 몸 같았어요. 가끔은 해내는 것보다 쉬어주는 쪽이 더 정확한 선택일 때가 있지요. 어제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몸이 시키는 쉼을 거절하지 않았더니, 오늘의 몸이 다르게 돌아왔습니다.
월요일은 괜히 아침부터 피곤하다고 느끼잖아요.
몸이 자꾸 힘들다고 말하는 날이라면, 그 말을 들어줘도 괜찮을 것 같아요. 해야 할 것보다 먼저 내 몸의 상태를 살피는 하루가 있어도 됩니다.
억지로 끌고 가는 것보다, 여유롭게 해주는 쪽이 다음 날을 더 잘 열어줄 때도 있으니까요. 오늘은 나에게도 “괜찮아, 천천히 해도 돼.”라고 한 번 말해보면 어떨까요.
당신의 편안한 오늘을 응원합니다.
먼지 같은 성공이 쌓여 산이 되는 그날까지
내 몸이 하는 말을 깊이 들어주기.
미라클 모닝 735일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