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이야기
11월 4일에 시작했던 '1일 1 개구리 먹기'는 6월 22일에 끝이 났다.
중간에 휴식을 가졌었던 4주를 빼면 거의 7개월 간의 여정이었다.
7개월 동안 나는 203개의 '개구리'를 먹으며 매일 토막글을 썼다.
일상의 일들이 글감으로 등장을 해야 했으니 같은 '개구리'를 먹지 않으려고 애는 썼던 것 같다.(찾아보니 같은 개구리를 두세 개쯤은 먹었다.)
태어나면서 받은 삶이라는 시간을 우리는 각자의 방법으로 채워간다.
어디에 있건, 어느 시간대에 있건, 우리의 머릿속은 이 일을 하고 난 다음엔 어떤 일을 할 것인가 하는 생각으로 무척 복잡하다.
회사에 있던지, 집에 있던지, 여행을 갔던지 간에 말이다.
그리고 선택.
하고 싶은 일만 하려는 나와, 해야 하는 일을 하라고 설득하는 나와의 싸움으로 하루 종일 우리는 몹시 피곤하다.
나에게 '개구리 먹기'는 싸움의 중재자와 같은 역할을 해주었다.
두 마음이 싸움을 하다가 '개구리 먹기'가 나타나서 룰을 들이대면 모두 백기를 들고 항복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 룰은 <귀찮아서 자꾸 미루게 되는 일, 가장 중요한 일, 나 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렇게 나는 '개구리 먹기'를 앞장 세워 두 마음의 싸움을 중단하게 하고 지난 7개월 동안 룰을 지키며 살아 보았다.
하루의 한 가지 일만 토막글로 선보였지만 사실 나는 하루에 한 개 이상의 개구리를 먹을 수 있었다.
첫 번째 개구리는 두 번째 개구리를 먹을 수 있도록 독려해 주었고, 두 번째 개구리는 세 번째 개구리가 오도록 길을 터 주었으며, 방해물들이 걷힌 길에 올 수 있었던 세 번째 개구리는 주머니에서 자신감을 꺼내 마법처럼 쫙 뿌려 주어 또 다른 개구리들이 기쁨으로 내 앞에 설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렇게 수많은 개구리를 먹어 치우며 7개월을 살았더니 끝이 보이지 않도록 나오던 개구리가 점점 줄어들며 해 놓은 일이 하지 않은 일보다 많아지게 되었다.
쉬어도 쉬는 것 같지 않았던 뒤죽박죽 삶이 세상 단정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마지막 이야기에 어떤 말들을 할까 참 많이 생각했고 하고 싶은 말들이 너무 많았다.
길게 썼던 모든 말들을 지운다.
가장 무던하게 이 연재글 에게 안녕을 하고 싶다.
발걸음으로 인사해 주시던 많은 작가님들께 어떤 말로도 충분한 감사의 인사를 할 수가 없다.
나이도, 성별도, 진짜 이름도 모두 모호한 상태에서 몇 마디 오가는 말로 하루를 살아가고 또 다음날을 살아갈 위로를 받았었다.
누군가 나에게 '개구리를 그렇게 먹었더니 어떻던가요?라고 묻는다면 이렇게 대답하며 마지막 이야기를 끝내고 싶다.
저의 일상은 아주 기분 좋은 바람이 살살 부는, 그렇지만 물살의 흔들림이 거의 없는 초록빛 여름날의 호수가 되었다고나 할까요..
저의 그 잔잔한 호수 안은 더욱 진한 깊은 초록빛이 되었고요
누가 와서 헤엄을 치며 흔들어도 금방 다시 나의 잔잔함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나의 평온함을 흠뻑 들이키고 돌아가 자신의 일상에 한 방울 떨어뜨려 보았다고 하니 나로서는 더없이 기쁜 소식이 아닐 수가 없지요.
저는 아마 계속해서 개구리를 먹고 있을 것 같습니다.
재미나는 개구리를 먹은 날은 이 이야기를 들려 드리고 싶어서 손이 간질간질하겠지요.
저는 또 다른 이야기로 이곳에 있겠습니다.
아무 때나 들르셔도 반가움에 맨발로 뛰쳐나가겠습니다. ㅎㅎ
<미스블루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