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스블루 Sep 11. 2023

2.월요일의 아이

쓰레기 수거 트럭 소리에 잠을 깨

월요일 임을 안다


그래 월요일이다

실눈 뜨고 살짝 보니 그 뒤로 여섯 명이 줄을 서있다

자기 차례 올 때까지 목 빼고 서 있다

어휴 이 웬수들...


각자 내가 해야 할 일 리스트들 들고..

신난 녀석도 있고 리스트가 꽉 차 삐진 녀석도 있고

빈 손으로 서 있는 녀석은 그저 싱글벙글

놀 생각에 벌써 들떠서 쯧쯧...


하나씩 하나씩 해주자

너무 빨리 해주려고 하다 나도 열받아 쥐어박지 말고

잠깐씩 차도 한잔씩 마시고 그러다 얼굴 마주치면 웃어 주기도 하자


그렇게 지내다 보면

시간이 멀리 흐르다 보면

 '그만 쉬자' 하며 한 녀석이 여행가방만 손에 들고 

문간에 서 있는 날이 올 것이다

이 아이들 한 명씩 달래 주다 보면

열심히 함께 달리기 해주다 보면

어느 날 그 아이가 내 문 앞에 서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리라


반가울지 목이 멜지

알 수는 없지만

그 아이 손잡고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것이다

이 녀석과의 그 여행은 너무 달콤해 

밤에 자면서도 웃을 것이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월요일의 아이를 바라본다

눈 마주치자 씩 웃는다

나도 웃는다 

어쩌겠는가 이미 와 있는걸..


그래 오늘도 해보자 이 웬수야!





매거진의 이전글 1. 브런치 세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