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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작지만 큰 스몰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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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ersjoo Aug 23. 2023

104. B.CUT

이달의 그림이 있는 미용실

| 2020년 4월 9일 발행

| 이 내용은 원본의 수정 및 보완 버전입니다.

매달 그림이 바뀌는 갤러리 미용실 'B.CUT'. 서울 연희동의 조용한 골목에 자리한 갤러리 겸 미용실에서 혼자만의 머리 손질을 받아보세요. (feat. 1인 예약제)

1. 미용실에 갤러리를 더하다

미용실이라는 공간이 다양한 컨셉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자개장으로 멋들어지게 장식하여 독특한 공간을 경험할 수 있는 곳, 맥주, 와인, 때론 위스키까지 커피 대신 마시며 머리를 만지는 곳 등처럼 말이죠. 그리고 이젠 이러한 물리적 서비스를 넘어 감성적 브랜딩을 하는 곳들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그중 서울 연희동 조용한 골목에 위치한 미용실 'B.CUT'은 그림으로 고객들의 감성을 만져줍니다.

이곳의 이혜진 원장은 학창 시절 사진과 미술을 공부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이 예술을 조금 더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왔죠. 그러던 중, 독일 베를린 여행을 하며 작은 식당 주변에서 미대 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을 보았고, 그것에서 갤러리와 미용실이 더해진 공간의 영감을 얻었습니다.

2. 역할의 균형

그렇게 만들어진 'B.CUT'은 그저 '그림 몇 개 걸어놓은 미용실'이 아니라 바깥에 걸린 '미용실'이라 적힌 간판을 보지 못하면 이곳을 갤러리로 착각할 만큼 두 역할을 모두 담으며 완성되었습니다.

B.CUT 외관 © https://www.instagram.com/p/Bne1EDmBmWm/

블로그를 통해 공모를 받은 후, 작가와 직접 만나 의견을 나누고, 그 결과 동네 주민들이 오가며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을 위주로 선택합니다. 이러한 작품들은 미용실 곳곳에 걸리고 장식되어 공간을 풍성하고 예술적으로 만들어주죠. 여기에, 작품 및 작가를 설명하기 위한 팸플릿도 비치하여 방문객들 스스로가 작품에 대해 깊은 이해와 감성에의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작가들을 초청하는 토크 콘서트 등을 마련하여 관객들과 직접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까지 마련합니다. 수박 겉핥기로 끝나지 않는 노력입니다.

B.CUT 공간과 이벤트 © https://m.post.naver.com, https://www.instagram.com/p/BsZrxaeAuIr/

3. 혼자만 오세요

이곳이 독특한 또 한 가지 이유는 예약제에 있습니다. 그저 시간을 예약한다는 것이 아니라, 각 시간 별로 단 한 명의 손님에게만 서비스를 집중하는 1인 예약제 미용실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미용실 곳곳의 공간들은 심플하지만 따뜻하고 아늑한 이미지로 꾸며 혼자여도 괜히 눈치 보이지 않고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머리 하느라 버리는 시간이 아니라 오히려 휴식과 예술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알찬 시간으로 만들어주죠.

여기에서 공간이 그곳의 서비스와 컨텐츠를 어떻게 잘 담아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다시 알 수 있습니다. 그림이 함께하는 1인 예약제 미용실이라는 독특한 컨텐츠와 서비스를 너무 일반적이거나 과한 공간이 품는다면 둘 다 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B.CUT'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균형이 잘 잡힌 브랜딩 전략을 가지고 있다 할 수 있습니다.

4. 컨텐츠와 서비스를 담는 공간

'B.CUT'의 바깥 유리 안쪽엔 매달 다른 작가의 작품이 전시됩니다. 전시물들은 작가에겐 작품을 알리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사람들에겐 예술적 감성과 마음의 휴식을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주인장이 원하고 목적했던 것이죠.

하나의 공간 안에 두 가지 컨텐츠가 조화를 이루는 경우는 수없이 많습니다. 그러한 면에서 'B.CUT'의 사례처럼 앞으로도 더 신선하고 새로운 조합이 균형을 이루어가며 계속 이어지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