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 어떤 사람이나 때가 오기를 바라다.
회사를 다닐 때,
내가 꿈꾸는 나의 나중 모습은 햇살이 따뜻하게 들어오는 '자그마한' 방 책상에 앉아있는 모습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오직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고, '바쁜 것도 없이' 그저 평화로운 하루하루를 보내었다.
그렇게 매일 꿈을 꾸고 상상을 했다. 그리고... 그 꿈은 생각보다 빨리 이루어졌다.
2017년 여름 폭우가 쏟아지는 어느 오후, 난 인터넷을 쥐 잡듯이 뒤져 드디어 골라낸 소호 사무실을 방문했다. 편의점 하나 들르지 않아도 걸어서 30분은 족히 걸리는 곳이었다. 매니저라는 여성과 전화로 약속을 한 시각에 온통 젖은 발과 다리를 바닥에 툭툭 털며 안으로 들어가자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조명들이 날 반기었다. 그렇다. 그곳은 완~벽한 지하였다. 하긴, 그 가격에 1인실을 구하려면 햇살은 사치 중에 사치지.라고 난 주입식 되새김을 했다.
마음의 결정을 하고, 사인을 하고, 각종 사무기기들과 커피머신 사용법을 익히고... 그렇게 난 그곳의 생활에 익숙해져 갔다. 아니, 지하 생활에 익숙해져 갔다.
하지만 그곳의 생활은 어지럼증으로 시작되었다. 운 좋게(?) 그동안 지하에서 살아본 적이 없어 그런지 첫날부터 약 일주일간 난 원인 모를 어지럼증에 시달렸다. 형광등이 6개쯤으로 보이고 책상 앞 흰 벽이 회색도 됐다가 노란색도 됐다가 했으니 말이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내가 알 수 없는 어느 날을 손꼽아 기다리기 시작한 것이...
느낌적인 느낌이었겠지만, 그곳의 모든 사람들은 매일 회색의 얼굴빛을 가지고 있었다. 인사를 해도 웃지 않고, 화장실을 다녀와도 개운해 보이지 않았으며, 커피를 마셔도 졸려 보였다. 그들도 나처럼 알 수 없는 어느 날을 그저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듯했다.
지금 생각하니 그것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대부분이 가장 비싸도 25만 원인 그 지하의 방 안에서 그들도 나처럼 그곳을 나갈 날을 기다렸으리라. 그렇게 나가서 조금 더 행복하고 풍요로운 햇살 같은 날을 살아가길 기다렸으리라.
지하라서 우울하다 생각하는 몹쓸 고정관념이라 욕해도 할 수 없다. 해가 없는, 그래서 꿈 마저 점점 더 작아지는 그곳의 2년은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니까.
자꾸 무언가를 기다리게 되는 곳, 지하.
그렇게 난 혼자만의 프리랜서 생활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