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선생님은 샐러드 드시지, 술이나 라면 잘 안 드시죠?

저는 밀가루도 술도 먹는 영양사입니다만..

선생님은 샐러드 드시지
술이나 라면은 안 드시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이자, 저와 식사 약속 한 사람들이 메뉴를 고를 때 고르기 어려웠다며 이야기하는 말 중 한 가지인데요.


저는 이 질문을 받을 때마다 ‘건강한 식습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건강한 식습관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우리가 건강한 식습관을 실천하는 사람에게 기대하는 수준, 기준은 어디쯤인가.’



처음 질문을 받았을 땐, 그리고 처음 커리어를 시작할 때 저는 이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많이 망설였던 것 같아요.

‘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먹지 않는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샐러드를 먹어야 할까? 내가 건강하지 않게 먹는가? 그럼 나는 영양사라는 일을 할 자격이 없는 걸까? 나의 역할은 무엇인가?’


 역시 건강한 식습관에 대한 강박에 휩싸인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샐러드가 싫어진 저를 발견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건강해보이는 음식만 sns 올려야할  같은 강박이 생기더라구요. 사실 그건  모습이 아닌데, 저는 밀가루가 나쁘다고 배우지도 않았는데 말이에요. 마치 거짓말을 하는  같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되었어요.


그러다 제가 학교 수업시간에 이런 이야기들을 들었어요.


나는 내 식습관에서 무엇을 줄여야 하는지 알아. 그리고 2kg를 더 뺄 수 있는 방법도 알지. 하지만 갓 나온 식빵에 버터를 발라서 먹는 그 한 가지 행복만큼은 가져가고 싶어.

그리고 2kg를 빼는데 에너지를 쏟게 되면 지금 내가 일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도 줄어드는데 그만큼의 대가는 없다고 생각해.


나는 채식주의를 택했지만 유제품과 치즈는 먹고 있어. 여러 가지 시도를 해봤지만 나는 내 가치관을 실천할 수 있는 만큼 해야 오래가더라고.



저보다 오랫동안 이 영역에 몸 담으셨던 분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으며  건강한 식습관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가 빼놓고 생각한 것들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엄격한 기준과 잣대가 아닙니다.

클린하고 100%가 아닌 내가 실천할 수 있는 만큼, 그리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 실천하며 괴롭지 않고 일상생활도 방해하지 않을 때,

우리는 ‘마음도 건강한 식습관’을 삶에 녹여서 지속할 수 있겠지요.


저는 친구들과 술 한잔 기울이며 회포를 푸는 자리를 좋아합니다. 가끔 혼자 집에서 빈둥거리며 라면 한 그릇에 예능을 틀어놓고 낄낄대는 것이 낙일 때도 있고요.


하지만 그런 날들을 위해 나머지 시간에는 최대한 채소도 많이 먹고 적정량을 지키며 제시간에 식사를 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아직 이런 약간의 행복을 즐길 수 있는 몸 상태에 감사하며, 이 행복을 조금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도록 관리하자는 생각으로 저만의 건강한 식습관을 만들어갑니다.


제가 바라는 건강한 삶은, 8-90이 되어도 어쩌다 한 번씩 친구들이나 손자 손녀와 맥주 한잔 하며 맛있는 음식도 조금씩 먹으며 농담하는 사이이고 싶은, 정정하고 말동무 상대로 만나고 싶은 할머니입니다.


여러분이 바라는 건강한 삶은 어떤 모습인가요?

그리고 여러분이 정의하는 건강한 식습관이란 무엇인가?



식습관 영양 심리 스튜디오 - 뉴트리셔스 https://www.instagram.com/nutricious_studio/




인지심리 영양사 https://www.instagram.com/jooyun_ha/


매거진의 이전글 사소하지만 생각보다 거대한 변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