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인 기대치를 가져야 합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광고 중 가장 효과가 좋고,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전환 광고입니다. 메타가 보유한 사용자 풀과 데이터, 그리고 기술력이 결집된 전환 광고 (‘판매’ 목표로 명칭이 바뀌었습니다만, 전환 광고로 지칭하겠습니다)를 통해 바로바로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고, 이 매출이 거의 실시간으로 트래킹되어 결과를 측정할 수 있는 전환 광고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앱 설치 광고와 함께 메타(페이스북)의 주력 상품입니다. 그동안 많은 광고주들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광고를 통해 크나큰 성과를 거두었고, 이와 같은 성공에 고무되어 많은 고객사들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전환 광고를 시도하시고는 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전환 광고는 보통 ROAS (Return on Ad Spend, 광고비 대비 수익률)로 그 성과가 판가름되고는 합니다. ROAS가 높으면 성과가 좋았던 것이고, 낮으면 성과가 좋지 않았던 것입니다. 명쾌하고 단순합니다.
오늘은 조금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현 시점에서 전환 광고를 진행하신다면 ROAS 기대치를 낮추어야 합니다. 특히 처음으로 전환 광고를 시도하신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왜 그럴까요?
ROAS가 잘 나오는 업종, 잘 안 나오는 업종은 정해져 있습니다. 만약에 내가 광고하고자 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잘 안 나오는 업종에 속해 있다면, 내가 아무리 광고를 잘 돌리더라도 높은 ROAS를 기대하기 힘듭니다. 이것이 현실입니다.
어떤 업종이 ROAS가 잘 나올까요? 충동 구매가 용이한 상품일수록 ROAS가 잘 나옵니다. 기본적으로 전환 광고가 유도하는 것이 충동 구매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어떤 상품들이 충동 구매가 용이할까요? 대표적인 요건들을 살펴보자면 가격대가 저가에 속해야 하며, 타겟 고객층이 넓은 상품이어야 하며, 온라인 구매가 용이해야 합니다. 바꾸어 말하면, 이와 같은 조건들을 갖추지 못한다면 높은 ROAS를 기대하기 힘듭니다.
가장 ROAS가 잘 나오는 분야 중 하나는 저가 의류입니다. 일단, 저가이기에 구매에 있어 허들이 높지 않습니다. 또한, 옷을 입지 않는 사람은 없으므로, 잠재 고객층이 엄청나게 넓습니다. 게다가 의류는 착용해 보고 마음에 들지 않거나 사이즈가 맞지 않는다면 환불하거나 교환하면 되니 온라인 구매가 용이합니다. 의류는 대표적인 충동구매 상품으로써, 페이스북/인스타그램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저가 의류는 ROAS가 잘 나옵니다. (물론 의류도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천차만별입니다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그렇다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의류는 보통 마진이 낮기에 ROAS가 높아야만 합니다.)
의류와 비교해서 화장품은 어떨까요? 화장품은 ROAS가 의류보다 잘 나오지 않습니다. 화장품은 아무래도 쓰던 화장품을 계속 사용하는 경향이 있고, 브랜드 파워가 중요한 항목이기에 처음 보는 브랜드의 화장품을 선뜻 구매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 번 개봉하여 사용하면 환불이나 교환도 힘들기에 잘못 구매하면 쓰레기가 될 수 있습니다. 순간적으로 좋아 보이더라도 올xx영 같은 곳에서 한번 테스트라도 해보고 구매하고자 합니다. 이런 다양한 이유들로 인해 의류만큼 충동구매가 용이하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마케터의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화장품 대상으로 전환 광고를 진행한다면 저가 의류를 판매하는 것보다 높은 ROAS를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듭니다.
그럼 업종별로 얼마까지가 한계일까요? 이전 글에서 벤치마크를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업종별 벤치마크는 정확한 집계가 불가능할 뿐더러 오히려 역효과만 낼 수 있습니다. 다만, 내가 판매하고 있는 상품이 얼마나 ROAS가 잘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내가 생각해 보았을 때, 내 상품이 충동구매가 용이한 상품이 아니라고 하면, ROAS 기대치는 낮게 가져가야 합니다.
예전 대비 ROAS가 많이 떨어진 것도 이유입니다. 몇 년 이상 업계에 계셨던 분들과 이야기를 해 보면 똑같이 이야기하실 것입니다. 이것은 푸념이 아니라, 실제로 발생하고 있는 현상입니다. 최소한 국내에서는 ROAS 하락 요인이 상승 요인보다 큽니다.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로, iOS ATT 도입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iOS 사용자들 대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예전 대비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데이터를 재료삼아 돌아가는 것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광고인데, 데이터 자체가 줄어든 것은 큰 이슈입니다. 둘째로, 페이스북 앱의 사용자 저하가 있습니다. 이는 특히 우리나라에서 두드러지는 상황인데, 예전 대비 사용자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효율 저하와 직결됩니다. 셋째로, 릴스의 사용 시간 증대가 있습니다. 릴스 사용 시간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인데, 최소한 현재는 릴스 사용시간이 증대할수록 광고 효율은 떨어지게 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전 포스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현 상황에서 ROAS 상승 요인은 무엇일까요? 메타의 기술력 발전입니다. 메타는 세계 최고의 기술 회사들 중 하나로, 막대한 자본과 최고의 인력들을 동원하여 끊임없이 광고 효율을 높이기 위한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기술력의 발전이 유의미하게 이뤄진다면 광고 효율이 다시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가능성인 것이고, ROAS 하락 요인들은 현실입니다. 그리고 하락 요인들은 당분간 계속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기에, 앞으로도 ROAS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광고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기에 앞서 현실적인 기대치를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대치가 비현실적으로 높다면 온갖 문제들이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직접 광고를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기대치와 현실의 괴리로 인해 자괴감이 들기 일쑤이고, 이로 인해 옳지 못한 판단들을 내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 판매하고 있는 상품이 별로인가보다 하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사실은 업종의 한계와 시장 전체 ROAS의 저하로 ROAS가 낮게 나온 것 뿐일수도 있는데 말이죠. 마케터 직원이 있거나 대행사를 활용할 경우, ROAS 기대치가 비현실적으로 높으면 많은 마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직원이나 대행사가 못하는 것이 아닌데 못한다고 판단할 수 있고, 직원이나 대행사는 이와 같은 평가가 부당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반대로 높은 ROAS를 기록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는 전문가나 대행사에게 속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전환 광고를 진행하기에 앞서, 현실적인 기대치를 가져가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그럼 이제 높은 ROAS를 기록하는 것이 불가능해진 것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다만 업종별로 편차와 한계치는 분명히 있으며, 그 와중에서도 상단에 근접할 만큼 높은 ROAS를 지속적으로 기록하는 것은 이전보다 많이 어려워졌습니다. 이제는 역량이 정말로 뛰어나야 합니다.
이제 처음 전환 광고를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다음과 같이 조언 드리고 싶습니다. 누군가가 언급하는 ROAS 수치나, 업계에서 벤치마크라고 회자되는 수치는 무시하세요. 자신의 업종과 맞지 않고, 현 상황에 맞지 않는 수치일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임의로 어떤 ROAS를 목표로 삼지도 마세요. 지금 당장 기록 가능한 수치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신 BEP를 맞출 수 있는 ROAS를 계산해 보시고, 이것을 1차 타겟으로 삼아 보세요. 최소한 이 수치를 기록하시면 돈을 잃을 일은 없을 테니까요. 일단 BEP를 맞추시고, 그 이후에 ROAS를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가시면 되겠습니다. 이와 같은 접근법이 보수적으로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만, 현실이 그렇고, 경험상 페이스북/인스타그램 광고에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한 후에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처음부터 기대치를 높게 가져갔다가 이로 인해 실수를 저지르는 것보다 낫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잘 하는 것’일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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