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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그림 Aug 30. 2024

아까운 술

글그림

술잔에 가득 담아 떨어져 아무렇게 흩어지는

술들이 애석하기 짝이 없다


예쁘게 술잔에 담기고 싶어 했을 터인데

매정하게 행주에 스며들어


차가운 물을 맞으며 하수구로 들어간다


슬프게 생각 마라 잔에 담기지 못했지만

세상 험한 길을 지나 강하구에 닿으면


구름 되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고

다시 비가 되어 메마른 땅을 적실터이니


내게 올 때는 대신 울어주는 벗이 되거라


잔에 담긴 인생을 부러워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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