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모임으로 함께 읽기
20대에 처음 독서모임을 해보았다.
밑줄 그은 책을 보여주던 아저씨와 가방에 고양이 오줌 냄새가 난다는 모임장이 기억에 남아 있다.
책에 대한 이야기도 없고, 남는 것 없이 끝난 첫 독서 모임의 기억.
그래서 오랫동안 혼자서 읽는 것이 익숙했다.
그러다가 <소유냐 존재냐> 독서 과제를 위해 소모임을 갖게 되었다.
나는 늘 책을 읽고 있었다.
그리고 독서하며 새로운 걸 배우고 있다는 자부심도 있었다.
그런데 변화는 없었다.
좋아하는 책만 읽고 혼자 감상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감상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 독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소유냐 존재냐>의 산을 넘기 위해
함께 내용을 쪼개고 내용을 정리해 나누어 가는 경험이 신선했다.
그렇게 몇 번의 독서모임을 경험하고 나니 오래 이어갈 독서모임에 가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처럼 실수하지 않고 괜찮은 곳에 가입하려면 어떻게 하나 고민이었다.
큰애 학교의 학부모 독서모임 모집 글을 보게 되었다.
‘오, 이거다!’
.
한 달에 한 번 모여 세계 여러 나라의 소설을 골고루 읽고 있다.
소설을 좋아하지만 멀리하던 내게 다시 소설을 읽게 해 줬다.
전혀 도전하지 않을 장르들을 읽게 되었다.
그렇게 나를 깨 보는 기회가 되고 있다.
책을 읽고 의견을 나누면 접시만한 생각을 바구니로 확장해 나가는 것 같아 뿌듯하다.
이렇게 노력하는 나에게도 또 하나의 과제가 남아있다.
고전은 늘 숙제다. 고전들을 읽으면 깨달음의 경지를 얻을 것만 같다.
한 번씩 잊을 만하면 다시 한번 도전해 볼까? 스멀스멀 유혹이 다가온다.
하지만 역시 책만 매만지다가 끝난다.
그렇게 많은 명작들이 숙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