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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리비아 조 Sep 22. 2021

퇴사한 프랑스 회사에서 복직 제의를 받기까지 4

두 번째 만남 곽경혜

정말 아슬아슬했네요. 


맞아요. 운이 좋았죠.  스터디 트립  일정을 짜고 관리하는 것이 제 두 번째 업무거든요. 만약 여행 전이나 중에 그런 상황이 발생했으면 난감했을 거예요. 


또 맡으셨던 다른 임무가 있나요?


마지막이 학장의 연구를 보조하는 업무였어요. 연구 주제가 런던의 프랑스 이민자에 관련된 거여서  런던에 가서 프랑스 이민자 단체나 이민자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하고 보고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했죠.


저도 출장으로 런던에 가봤으면 좋겠어요(웃음)


절친들과의 여행에서



런던 아직 안 가보셨어요? 


작년 2월 유로스타를 예약을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취소가 됐어요. 취소된 표를 연장해줘서 올해 7월에 갈 예정이었는데 일 때문에 급히 한국에 가야 해 또 미뤄지게 됐죠(웃음). 그러다 어쩌다 다시 BENE로 이직하게 된 건가요? 


업무 자체는 너무 만족스러웠는데 직속 상사와 갈등 아닌 갈등이 있었어요.


어떤 갈등이었는지 물어봐도 되나요? 


직속 상사와 나이가 같았거든요. 그렇다 보니 저에게 일을 시키는 것이 불편해 보였어요.

  

프랑스는 나이가 별로 상관없을 줄 알았는데 그럴 수도 있겠네요. 


사람마다 다른 것 같아요. 또 그분의 일처리 속도와 제 일처리 속도가 확연히 달랐거든요. 그분은 5시 땡 치자마자 퇴근하는 스타일이면 저는 당일 업무는 퇴근이 조금 늦더라도 당일에 처리하는 스타일이었거든요.  


업무 스타일이 그렇게 달랐다면 둘의 지위가 바뀌었어도 갈등이 있었을 것 같아요. 


그렇죠. 또 계약직의 서러움도 있었어요. 


보통 그렇게 계약직으로 들어가면 1년 계약인가요? 


맞아요. 그리고 12개월씩 두 번 연장할 수는 있지만 다음 3번째 연장은 계약직으로 연장할 수 없고 정규직으로 전환해야만 해요. 정말 일을 못 하는 경우가 아니면 대부분 정규직으로 전환돼요. 


그렇다면 제삼자 입장에서는 시간만 조금 걸릴 뿐 딱히 서러울 것이 없는 것 같은데, 프랑스는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차별에 대한 규제도 잘 되어있는 편이고... 어떤 서러움이 있으셨나요? 


외부 미팅만 가면 앞서 말한 그 상사가 꼭 저를 계약직이라 소개했어요.  


정말 이해가 안 가네요. 보통 이름과 직책 정도만 간단히 소개하지 않나요? 그건 한국에서도 안 하는 행동인데요.


그 사람이 특별했던 것 같아요(웃음). 그렇게 지내던 도중 BENE에서 알던 상사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회사일 때문에 고민이 많으니 와인 한 잔 하고 싶다고. 그래서 시앙스포 근처에서 만났는데, 다시 돌아올 수 있겠냐 제안해주셨죠. 


끝맺음을 잘해야 한다는 아버님의 조언이 생각나네요. 


그 덕인 것 같아요(웃음). 아버지와 안 맞는 부분도 있지만 어른 말씀에 귀 기울여 나쁜 건 없는 것 같아요.


그럼 잠깐 돌아가서, BENE는 어떻게 퇴사하셨나요? 


앞서 말한 고용 약속 편지를 시앙스포 쪽에서 받은 날이 하필 12월 21일이었어요. BENE에선 이 날 이후로 그 해 업무가 종료가 되거든요. 그래서 이 날 업무를 끝내고 다 같이 저녁을 먹으러 가는데 그날 메일을 받은 거죠. 모든 직원들이 들떠 있는데...(웃음) 그래도 미룰 수는 없는 일이어서 상사에게 가서 그만둬야 한다고 얘기했어요.


상사 반응이 어땠어요? 


농담이냐 묻더라고요(웃음). 그 분위기에서 차마 사실대로 말 하지 못 하고 시앙스포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그렇게 됐다 말했죠. 처음엔 곤란해하더니 곧바로 자기가 어떻게 할 수 있냐며 너무 좋은 기회니 저를 보내주는 수밖에 없지 않으냐 하며 웃으며 보내줬어요. 


그분이 식사를 제안 한 그분인가요? 


맞아요. 더 큰 사무실로 이사를 해야 하는데 정리도 안되고 조직 관리가 엉망이라 하며 도움을 청하셨죠. 그러면서 제가 원하는 연봉과 자리를 물어보셨어요.


특별한 순간이었을 것 같아요. 한국에서 한국인이 일을 잘한다고 인정받기도 쉽지 않은데 외국에서 그걸 해내신 거잖아요. 


맞아요. 그동안의 제 노력이 인정받는 것 같아 감동했었죠.


그렇게 이직하시게 된 건가요? 


아니에요(웃음). 감사한 제안이었지만 시앙스포를 그만둘 수 없었거든요. 그때 본사 디렉터에게까지 연락이 돼서 결국 상사와 본사 디렉터 두 분에게 정중하게 거절 편지를 보냈어요.


그러다 어쩌다 복직하기로 마음먹게 된 건가요?



다음 편에 계속




인터뷰어 조소희 

파리 8 대학 영화과를 졸업한 후 단편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인터뷰이 곽경혜 @kate.in.paris

프랑스 생활 11년 차.

파리 4 대학 도시계획학 석사 졸업. 

현 오스트리아 가구회사 Bene의 프랑스 지점 운영책임자(Operation Mana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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