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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이퍼 Nov 02. 2021

봄이 왔나 봐

안녕 봄 안녕 

이제는 정말 봄이 왔나 봐. 

매서웠던 바람이 포근하게 얼굴을 어루만지는 것을 보니 

네가 쓰던 달달한 꽃향기가 나는 것을 보니 


친구들과 한강 공원에서 친구들과 치맥 하던 날 

어디선가 너와 비슷한 향이 나서 고개를 놀리니 

네가 있더라 


그때 너무 웃기지 않았어? 

우리보다 주변에 있던 친구들이 더 놀라서 어쩔 줄 몰라하는 게 

먼저 용기 내서 잘 지내냐고 물어봐줘서 고마워 


그 짧은 인사 덕분에 이제는 네 이름을 다시 부를 수 있었어. 


단둘이 공원 한 바퀴 걷던 날 

이제는 편하게 다가갈 사이가 아니기에 

네가 먼저 다가올 수 있도록 거리를 두었어. 

그런 날 잘 알고 있는 넌 이번에도 먼저 다가와 주었지. 


좋은 사람 만나고 있어서 참 다행이다. 

웃음을 되찾아서 참 다행이다. 

봄에 만나서 참 다행이다. 


한강 공원이 이렇게 작았던가? 


몇 분 안된 것 같은데 벌써 공원 한 바퀴를 돌았다니 

하지만 이제는 정말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으니 

미안함 없이 웃으며 널 보내줄 수 있을 것 같아. 


실은 작년 이 맘 때쯤 네가 한강 공원에 가고 싶다는 게 생각나서 자주 왔었어. 

언젠가 한 번쯤 만날 수 있겠지 생각하고. 

잘 지내고 있어서 다행이다. 


이제는 서로의 행복을 빌어줄 수 있는 사이가 되어서 다행이다. 


정말 봄이 왔나 봐. 

우리가 걷던 그 짧은 시간에 벌써 친구들끼리 통성명을 한 것을 보면. 


행복해야 해 

잘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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