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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이퍼 Nov 03. 2021

짝사랑

You already have

어릴 적 진실의 반지가 유행한 적 있었어.

사람의 체온에 따라 반지 색이 변하는 건데 사랑의 감정을 느끼면 반지가 빨간색으로 변한다나?


너에게 반지를 주었는데

내가 원하던 색이 나오지 않아서 아쉬워했던 게 기억나.


그 반지가 진짜 사람의 마음을 읽어주는지 모르지만

몰래 네 마음을 엿보고 싶었어.


성인이 되어도 몸만 컸지 마음은 아직 그때 그대로더라.


길 걷다 너를 보면 네 뒤까지 빠른 걸음으로 가다가 핸드폰 보는척하며 천천히 지나치기

피곤하다고 하면 친구들에게 커피 사주는 척하며 네게 커피 한잔 건네기.

친구들과 셀카 찍다가 아주 살짝 네가 보이게 찍기


집에 도착하면 조금은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을까 기대했다.


네가 좋아하던 사람과 커플링을 맞췄다고 자랑했을 때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는데

너랑 친한 친구라며 묻지도 않았는데 나를 소개해줄 때

최대한 자연스럽게 웃으려고 노력했어.


질투하고 싶었는데 내가 봐도 너무 잘 어울려서 나도 모르게 그 자리에서 도망쳤어.

그 옆에서 얼마나 초라해지던지 아무나 붙잡고 이곳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빌고 싶었어.


나도 모르게 다시 그 반지를 다시 찾게 되더라

네 감정을 조금이라도 눈치챌 수 있었다면

아픈 사랑을 일찍 마칠 수 있었을 텐데


좋아했지만 미워했고

이젠 싫어하지만 아직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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