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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이퍼 Nov 22. 2021

불안함의 시작은 서른부터

서른, 

이십 대의 불안함을 극복하고 얻은 나이 

사실은 시간이 지나서 얻은 타이틀인데 


서른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위로받는 사람에서 위로해주는 사람으로 

밝은 사람에서 우직하고 조용한 사람으로 

돼야만 했다. 


아직도 엄마 품에 안겨 위로받고 싶고

아직도 아빠 품에 안겨 사랑받고 싶고

아직도 사람이 그리운데 

홀로 서지 않으면 이상한 나이가 되어버렸다. 


아무것도 하기 싫은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그 틈을 비집고 나오는 우울함 때문에 

몸이라도 혹사시켜야만 했다. 


오늘은 알 수 없는 불안함에서 조금이라도 멀어지길 바라며 

술 한두 잔 하다 보면 

멀어지기는커녕 바로 옆에서 

술잔을 기울여주는 아이가 되어버렸다. 


넌 어쩌다 내 옆에서 항상 있게 되었을까

널 데리고 있는 나도 불쌍하고 

내 옆에 있는 너도 불쌍하다 


서른이 지나 마흔이 된다면 

마흔이 지나 쉰이 된다면 

쉰이 지나 예순이 된다면 

이런 불안함이 서서히 없어지겠지?



꼭 그래야만 해 

그렇지 않으면 이 힘든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해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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