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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이퍼 Sep 28. 2020

Ep. 50 새해 불꽃놀이

12월의 마지막 날, 새해 맞이 불꽃놀이를 보기위해 플라그 스태프 공원으로 이동했다.  호주는 주 정부에서 정한 행사 불꽃놀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불법이기 때문에 불꽃놀이를 한다고 하면 사람들이 벌떼같이 모인다고 한다.  빅토리아 주 정부에서는 사람들의 안전과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도클랜드, 사우스뱅크, 플라그 스태프 공원 등  멜버른 시티 곳곳에서 불꽃놀이를 동시에 진행한다.


공원안쪽에는 붗꽃놀이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조그마한 스테이지가 마련되어있었다. 스테이지 주변으로는 미니 푸드 트럭들이 자리를 잡고 잇었다. 가사는 모르지만 어디서 들어본 음악을 들으며 핫도그를 먹는데 콘서트장에 온것같은 느낌이었다.  친구들과 다같이 모여 떼창을 부르거나 춤을 추는데 한국에있는 친구들이 그리웠다. 한국이었다면 한강에서 새해를 맞이하거나, 핸드폰으로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술집에서 술한잔 기울였을텐데 말이다. 



스테이지에서 마지막 노래가 끝나고 진행자가 카운트 다운을 외치면 화면에 초 시계가 뜨는데 같이 외쳐줄수 있는지 양해를 구했다.  굳이 진행자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소리치는건 세계 룰 일것 같다. 드론을 이용해 공중에서 공원에 있는 사람들을 보여주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방문했다. 어두워서 드론의 위치는 알수 없었지만 화면을 통해 사람들의 얼굴이 나오면 연신 손을 흔들어 대서 어디쯤인지 짐작만 할수있었다. 내쪽으로 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하늘을 연신 쳐다봤지만 그런일은 없었다. 


마지막 일분, 화면에 59, 59, 57  1초씩 줄어드는 것을 보여줄때마다 내년은 올해보다 더 좋은 한해를 보내겠다는 설레임과 동시에 한살 더 나이를 먹는다는 짜증남이 동시에 생각났다. 

이때는 왜이렇게 빨리 지나가는지 잠깐 고민할 새도 없이 사람들이 카운트 다운을 하기 시작했다. 

3 ! 2 ! 1 !



마지막 카운트 다운과 동시에 첫 폭죽이 터졌다.  해외에서 처음 맞이하는 새해였다. 폭죽이 연달아 계속 터지는 것을 보며 그동안 호주에서 겪었던 많은 일들이 생각났다. 


' 처음 멜버른 도착 후 숙소 구하던 날'

' 서브웨이 첫 주문한 날 '

' 뭄바 페스티벌을 다녀온 날 '

' 첫 출근날 '


호주에서 경험한 모든 일들이 즐거운 날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한국에서 경험하지 못할 정말 값진 경험이었다.  하루하루 지날때 마다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많은 노력을 했지만 경험하지 못한것 같아 많이 아쉬웠는데 연말정산 처럼 나의 기억을 정산하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주변은 정말 밝았다. 드론의 위치를 확인할수 없을 정도로 어두컴컴했던 공원은 주변 사람들이 불꽃놀이를 보며 환하게 웃는 모습까지 볼수 있었다. 불꽃놀이 처럼 앞으로 워킹홀리데이 기간 밝고 희망찬 시간들로 가득했으면 좋겠다.


항상 전년도에 새해 계획을 세우고 지대로 지켜지지 않지만 올해도 지켜야 할 것들이 수두룩 했다. 물론 끈기있게 해야지 의미 있는 것이지만 그 과정 또한 중요하다 생각된다. 


오랜만에 한국에계신 부모님께 전화 한통 드렸다.  호주 워킹홀리데이 기간 동안 혹시나 아프거나 안좋은일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부모님의 마음을 알기에 오늘도 잘 지내고 있다는 안부 인사와 키워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불꽃놀이가 끝나고 다들 집으로 돌아가는 길, 트램을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을 보며 집 근처에 불꽃놀이를 볼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 참 감사함을 느낀다.

조그마한 트램은 이미 사람들로 만원이엇고, 택시, 우버는 복잡한 도로 사정때문인지 시티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다고 한다. 

클럽은 사람들로 가득했고 길가마다 맥주 한잔씩 하며 돌아다니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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