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강 시집 - 첫 번째 ,
내가 기계가 되는 꿈을 꾼다
주말 낮 뉴스에도, 유일한 뉴스는
노동자의 죽음이다. 징그럽다.
기계적으로 똑같은 사망 소식을 전하는 인간들
우리 주변의 죽음을 이불 없이 덮어버리는 시간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떨어지고 잘리고 눌리고 사라지는
아주 위험한 말은 입 밖으로 꺼내지도 않지만
매일의 비극을 한 숨으로 내뱉는다
아무도 자기 차례를 기다리지 않지만
낭떠러지 끝에 다와 가는 내가 있다
나를 차라리 밀어달라
그것이 지긋지긋한 악몽과 죄책감으로부터
해방되는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아니, 살아내자 살아보자, 견디어 살아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