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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은빛 Apr 05. 2019

마음아, 우리 함께 울어보자.

4.3  희생자 추모식에서 슬퍼하며..

 마음 ? 

 오늘은 제주도에서 4.3  희생자 추모식을 다녀왔어. '내가 언제 4월에 이곳에 있겠어.' 하며 아침부터 아이를 데리고 서둘렀어. 생각보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4.3 평화공원에 와서 임시 주차장까지 있더라고. 행사장으로 라가면서  많은 각이 었어. 서울에서는  모르던 일인데 평범한 4 3일인데 제주도 사람들에게는 매우 큰 상처임 실감하게 되었어. 행사장에서 행사를 지켜보다 사람 너무 많아서 행사장 주변에 위령탑으로 내려왔어.  위령탑 주변을 돌며 희생자의 이름 보다가 나도 모르게 주저앉아  되었어.


 마음 네가 슬픔 느낀 것이겠지? 

희생자 이름 000 바로 밑에 000 1 000 2 이렇게 쓰여 더라고. 겨우 1, 3 이런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비석에 이름조차 없이 쓰여 있는 것에 너무 슬펐던  같아. 이런 집이 한둘이 아니었으니까. 마을에 희생자가 얼마나 많았으면 이 아이들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없었던 것일까 이런 생각도 들었어.


 내 아이보다  어린 아이가, 나보다 어린 청년들이, 우리 부모님 같은 분이, 우리 조부모 같은 분이 어떠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이름 새기고 있는 것이  너무 슬프더라고. 교과서에 겨우 겨우 제주도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이렇게 쓰여 있을  어떻게 이럴  는지에 대한 생각뿐이었는 14000여 명이 넘는 사람들 어나갔다는 것을 위령 재단을 통해 보고 름들을 보니까 가슴 너무 아프더라고. 그 죽음의 순간 아무것도 고려하지 않은 무차별적 공격이었다는 것이니까.


 사람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감정 숨기라고, 마음 쉽게 드러내지 라는 조언을 들으며 마음 너를 감추고 살았나 봐.


마음, 우리가  슬픔 울고 분노하는 게 못된 것일까?  네가 너를 드러내는 게 사람 사회생활에 미숙하다고 얘기하는 것일까?


 한참 눈물을 참다가 그냥 주저앉아 우는 나를 보며 나는  감정   전달받고 있었구나. 우리가 매우 가까웠던 때가 있구나 생각하며 이제 그냥 사회생활에 미숙한 내가 오히려  인간적이라 받아들이고 싶어 졌어. 


 마음 너와 가까운 내가 진짜 내가 맞겠지? 의심 들지만  지금 네가  소중한  같아. 이렇게 놓아 울어볼게.





 나는 참 잘 울었다. 학창 시절에도 다른 아이들이 나랑 아무 관계가 없는 친구를 괴롭히는 것을 보면 화가 났다. 때론 한마디를 하기도 싸우기도 했다. 그렇게 성장하면서 사회에 나오니 나는 감정을 잘 숨기지 않는 그런 미숙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언제부터인가 마음을 잘 숨기게 되었다. 세월호 때도 가슴이 먹먹했다. 나는 아직도 세월호 인스타그램을 보면서 어서 진실이 밝혀지기를 누군가가 잊더라도 나는 너희를 잊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세월호에 대해서 이제는 그만 얘기할 때가 되었다며 이제는 지겹다며 말을 꺼내지도 못하게 한다. 결국 나는 저들의 상처에 눈물을 흘리지만 사람들 앞에서 그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겁쟁이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저들은 단순히 슬퍼하고 있는 것인데도 이제는 그만하라는 말이 저 사람들에게 더 큰 상처를 주고 있다. 하지만 이런 말을 자꾸 듣는 나조차도 주눅이 든다.


 무엇이 나인 것일까. 감정을 감추는 것, 나의 생각을 드러내지 않는 것. 이것이 과연 옳은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4.3 희생자들의 사연은 너무도 많다. 한쪽에서 인터뷰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으면서 미군에 대한 분노, 제주 2 공항이 미군을 도와주기 위한 목적이 있다는 것에 4.3 희생은 지금도 끝나지 않았다는 말에 단순히 이런 일들을 묻고 지나가는 것이 옳은 일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나처럼 우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그 이야기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언젠가 이 일들이 잘 해결되는 날이 올 것이라 믿고 싶어 졌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를 이제 사람들 앞에서 감추고 싶지 않아 졌다.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해 보고 싶다.

 잘 울고 웃는 나는 이상주의자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었다. 하지만 마음껏 울고 제주도에서 이유 없이 죽어간 사람들을 기억하며 나는 내가 울어도 괜찮다는 생각을 했다. 내 마음은 언제가 옳다.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나를 막지도 않는다. 나를 억눌러 아프게 하지도 않는다. 내 마음과 친해지고 그 마음을 온전히 읽게 되는 날 나는 진짜 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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