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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yce shin Jun 05. 2024

아카시아의 소환

한국서 과수원하는 언니가 사진을 보냈다

잊어버렸던 나무, 아카시아

사진과 함께 갑작스레 올라오는 향에

숨을 깊게 들이마신다


캘리포니아에선 본적없어 찿아보니

힌꽃의 이 나무는 원래 "아카시" 라고

아카시아는 노란 꽃의 다른 식물이란다.

제 이름을 찿아줄까하니 피차 머쓱해

그냥 아카시아로 불러 주기로했다.

그러자 곧 수십 년 전 시절로 나를 데려갔다



달달한 맛에 힌 포도송이 손에 든듯

그렇게 들고 친구들과 쪽쪽 빨았다

오빠들을 쫓아 잡은 메뚜기를 강아지풀에 꿰어 들고 와

볶아먹던 기억

땅강아지라는 갈색의 작은 곤충들을 연탄불에

구워먹던 기억

오빠들이  붕어와 미꾸라지 잡아온 날은

붉은 고추장찌개

도마뱀이 아버지 중풍에 약이라고

오빠들은 작대기를 들고 얼굴이 벌개지도록 난리를 폈지만

녀석들은 꼬리만 남기고 도망을 쳤다


저리도 탐스런 아카시아가

이리도 향기론 아카시아가

메뚜기 땅강아지 붕어 미꾸라지 도마뱀까지 잡아먹던

궁상맞던 내 가족 과거사를 풀어헤치다니

배가 산으로 올라왔다

내려가 오빠에게 전화 걸어야겠다


집 앞 쟈스민 향기가 바람을 타고 훅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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