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ow nina Oct 19. 2024

거울 속 나의 현재 모습 받아들이기

어린 시절, 예쁜 연예인을 보면 다른 세상 사람 같았다.

작은 얼굴에 선명하고 섬세한 이목구비, 신은 틀림없이 편애를 한 것이다.

신의 축복을 전혀 받지 못한 거울 속 내 모습이 만족스러울 리가 없다. 그래서일 것이다.

그토록 옷을 좋아하고 멋 부리기에 매달린 것도 조금이라도 더 예뻐지고 싶었기 때문일 것이다.




‘바바라 팔빈’은 최연소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이다.

글래머스한 몸매에 워낙 인형 같은 외모를 가져서 바비(Barbie)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그녀의 인스타그램에서 오래전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배에 힘을 주지도 않고 다리도 모으지 않은 채 조금 지친 표정으로 거울을 응시하는

비키니 차림의 사진이다. 자신을 꾸며주던 화려한 옷이나 화장, 조명도 없이 찍은 사진 아래

'나는 팔도 짧다', ‘This is me'라는 글이 있었다.


자신에 대해 항상 좋은 기분을 느낄 수는 없으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얘기했다. 그리고 그 글은 평소보다 2배 가까이 많은 74만 개의 ‘좋아요’가 달렸다.


우리는 자신의 현재 모습에 완전히 만족하기 힘들다.

누군가는 키가 작아서 고민이고 어떤 이는 키가 커서 콤플렉스다

누군가는 빈약한 자신이 싫고 다른 이는 뚱뚱한 몸에 열등감을 느낀다.

누군가는 어깨가 넓어서 불만이고 또 다른 사람은 큰 얼굴을 감추고 싶다.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이 내가 생각하는 모습이 아니라서 고민하는 74만의

누군가가 ‘좋아요’를 누른 것이다.


그토록 완벽해 보이는 ‘바비’조차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고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하는데, 나의 고민은 당연한 것 아닌가.

나만 내 모습을 받아 들기 힘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위안이 된다.


그동안 세상은 가진 것에 만족하기보다 더 가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발전이고 성공이라고

부추겨왔다. 그래서 현재의 내 모습은 언제나 더 나아져야 할 과제 같고 정답에서 벗어난 것 같았다.

그러나, 하나의 정답은 정답이 아니다.


나이키나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은 더 이상 날씬한 젊은 여성에 국한되지 않는다.

성소수자, 비만인, 중년의 여성 등 다양하고 평범한 모델들이 나타나

‘바람직한 모델’에 대한 허상의 틀을 깨어 준다.


자기 수용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자신의 약점, 강점, 신체적 조건, 열등감, 두려움, 불안 같은 심리적 정서까지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자신은 자기가 제일 잘 안다.  숨기고 싶은 나의 모습을 인정하고 나면 자신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현재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알아차리고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비교하기를 멈추어야 한다.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타인과의 비교는 물론 한때 잘 나갔던 과거의 나와의 비교도 내려놓아야 한다.

거울 속 내 모습이 초라하고 구겨졌지만 ‘디스 이즈 미’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그 용기가 나를 나아가게 한다.


그러니 자신을 바꾸려 하지 않고,

상황을 미화하지 말고,

거울 앞의 내 모습을 바라보자.

모든 자신감의 출발은 ‘자신의 현재 모습 받아들이기’에서이다.




백반증 모델 위니 할로우는 자신의 얼룩덜룩한 피부에 대해 새로운 정의를 내렸다.

‘누군가는 흰 피부를, 누군가는 갈색피부를 가졌고, 나는 둘 다 가졌을 뿐이다. 특별할 것 없다’

당신도 나도 특별할 것 없다. 있는 모습 그대로 그냥 받아들인다.

만족해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내 것이니깐 받아들인다.

비로소 자유롭다.  

이전 01화 옷 입기는 나를 사랑하는 실천적 방법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