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요가하기

내 몸에 노크하기

by now nina
몸을 느끼는 것은 뇌를 바꾸는 것이고 마음을 단련하는 것이며
나아가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줍니다.
-문요한-



나는 똑바로 섰는데요


“똑바로 서 보세요.”

어깨 통증으로 찾은 병원에서 물리치료사가 처음 한 말이다. 똑바로 섰더니 다시 똑바로 서보라고 한다.

삼면이 거울인 치료실에서 바로 서보았다.

골반은 뒤로 빠져있고 허리와 아랫배는 앞으로 내민 채 골반 위에 비스듬히 걸쳐져 있다. 어깨와 등은 둥그렇게 굽어있고 목은 앞으로 내밀고 있다. 아랫배와 엉덩이에 힘을 주고 양쪽 다리에 골고루 체중이 실리도록 다시 서 본다. 그래도 등은 여전히 동그랗고 어깨는 앞으로 말려있다. 다시 한번 힘을 주어 가슴을 앞으로 쭈욱 내밀어 본다. 이렇게 하고 서있는 것만으로도 땀이 났다.


원래의 편한 자세로 돌아가고 싶었다. 힘을 풀자 배가 앞으로 나오면서 엉덩이는 뒤로 처지고 어깨와 등은 동시에 구부정해진다. 누가 위에서 쥐고 있다가 놓은 것처럼 키도 훅 줄어들었다. 좌절 이모티콘 같은 내 몸을 마주하고 나니 체형 교정을 위해 뭐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치료사의 조언대로 집에서 가벼운 요가부터 시작해보기로 했다.


단다 아사나- 두 다리 곧게 펴고 무릎도 펴준다. 발가락을 당기고 척추를 곧게 핀 상태에서 상체를 다리 쪽으로 숙인다. 손이 겨우 발가락에 닿았는데 무릎 뒤쪽 오금 부위가 찢어질 듯 아프다. 무한 인내로 참으며 흘낏 고개를 돌려 거울을 쳐다보니, 허리는 90도를 유지한 채 얼굴만 아래로 숙여서 벌겋게 달아 있다. 팔이 길어서 발가락에 닿았을 뿐이다. 아, 이 뻣뻣한 몸!


요가가 필요한 이유


부드럽게 자기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사람을 보면 부러움의 탄성이 절로 나온다. 나도 유연해지기를 바라며 유튜브를 켜놓고 모닝 요가를 실천했다. 매일 같은 요가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동작들을 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래서 꾸준히 하는 것을 가벼이 여기고 건너뛰었다. 그러다 오랜만에 다시 요가를 하니 왼쪽 무릎이 아팠다. 어려운 동작도 아니고 무릎을 굽히는 일상적인 행동이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통증이었다. 그동안 내가 쭉쭉 늘어나지는 않아도 아프지 않고 동작들을 해 온 것만으로도 건강한 상태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요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더 건강해 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몸 상태를 좀 더 오래 유지하기 위해 요가가 필요하다.


당연한 듯 사용했던 팔, 다리, 어깨, 엉덩이, 목이 각자 자기 자리에서 애쓰고 역할을 다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처럼 걷고 움직이기 위해 요가가 필요한 것이었다.


셀프 요가는' 바른 자세 가지기'부터


요가를 통해 내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바른 자세로 서는 것이다.


배에 힘을 주고 엉덩이를 당기고 어깨를 내리고 가슴을 앞으로 자신 있게 내민다.
이때 핵심은 배에 힘을 풀지 않는 것이다.


단전을 의식하고 배에 힘을 주는 버릇을 가지면 똥배도 단련이 되고 척추가 세워져서 보기 좋은 체형이 된다. 그런데 이것이 보기보다 힘이 많이 들고 어려운 일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등은 굽어지고 고개는 자라처럼 앞으로 빼서 구부정한 모습으로 무언가를 하고 있다. 직장에서 컴퓨터 작업은 대개 이런 자세로 하고 있다. 일을 빨리 해 치우려는 마음이 앞서는 탓이다. 일보다 몸이 먼저라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언젠가 그만둬도 되지만 내 몸은 살아 있는 한 가져가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요가를 하면 몸이 깨어나는 기분이 든다. 손이 닿지 않았던 어깻죽지, 힘을 줘 본 적이 없는 골반 뒤쪽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한 번도 의식해 보지 못했던 몸의 부분들이 내 몸이었음을 나타내기 시작하는 것이다.

내 몸이 거기 잘 있는지 요가를 통해 노크를 해 본다. 똑똑, 거기 허리는 잘 서 있나요? 똑똑, 거기 어깨는 잘 돌아가나요? 똑똑 거기 다리는 튼튼한가요? 똑똑 거기 발바닥은 무사한가요?


아무리 누추해도 내 몸이 내 실체이다. 요가를 통해 내 살아있음의 증거를 몸으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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