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원 Nov 11. 2022

28화. 취향

마음이 가는, 관심이 향하는 어떤 것! 취향!


차를 좋아하는데 녹차보다는 보이차, 생강차를 좋아한다. 소음인이라 본능적으로 따뜻한 쪽이 끌리는 것 같다. 보이차는 암 진단을 받은 후에 마시기 시작해서 정신적, 육체적 도움을 많이 받았다.


커피는 에스프레소, 예가체프를 좋아한다. 세상이 고요한 새벽에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고 홀로 고독한 시간을 즐긴다. 대한민국 지식인으로는 다산 정약용, 다석 류영모 선생과 살아계신 분들 중에는 최진석, 김태유, 배철현, 김대식, 정재승을 좋아하고 정여울의 에세이와 조윤제의 글을 좋아한다.  


작품 감상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미디어 아트보다는 사람이 손으로 그리거나 만든 것을 좋아한다. 베토벤, 비발디, 라흐마니노프의 음악 이문세, 이소라, 임재범, 박정현, 이적, 토이(Toy)를 좋아한다. 음주가무를 좋아했는데 술은 건강을 위해 끊었고, 춤은 나이가 들고 몸이 불어 잘 안되고, 노래 역시 성량이 많이 줄었으나 그럼에도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의 대화를 좋아하는데 여러 명이 함께하는 것보다는 1:1, 전화나 톡 보다는 면대면 만남을 좋아한다.


물론, 직상생활을 할 때는 위에서 언급한 취향은 중요하지 않다. 사무실에는 예가체프, 보이차도 없고 마음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기도 어렵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것을 찾을 만한 여유가 없다.


워킹맘으로 바쁘게 살 때, 안방 한 구석에 작은 책상을 두고 나만의 공간을 꾸몄다. 차를 마시고 일기를 쓰는 잠깐의 시간으로도 마음 에너지를 채울 수 있는데 그 짧은 시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 지극히 힘들었다. 그런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차와 음악이 더 감사한 것도 사실이다. 자신의 취향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지금 바쁘게 살고 있어 여유가 없거나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취향을 갖는다는 것은, 나에게 관심을 갖고 이런저런 시도를 하며 그것이 나와 맞는지, 내게 에너지를 불어넣어 주는지를 예민하게 살피는 일이다.


우리 각자가 자신의 취향을 찾아 즐길 수 있기를, 그럴 수 있는 여유를 갖기를, 그 여유로부터 얻은 에너지를 자신의 꿈을 향해 가는 동력으로 사용하기를 희망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27화. 시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