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다.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홍콩에 가슴 아파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거다. 근현대사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광주가 떠오르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인과 국수를 먹었다. 합정에 위치한 '침사추이 누들'. 블로그를 검색해보니 만두가 맛있다고 한다. 나는 식사를 하러 들어왔으니 우육탕면을 먹었다. 메뉴는 면과 만두다. 개운한 맛이었다.
홍콩
비자를 연장하러 종종 들렀지만, 한 번도 우육면(우육탕면, 혹은 우육면으로 부른다) 먹을 생각은 안 했다. 스시 같은 걸 먹었던 것 같다.
변영주 감독이 어느 날 TV에 나와서 설렁탕 이야기를 했다. 1987년 6월 민주항쟁 때, 날아온 최루탄에 흩어져 도망치고 있었다고 한다. 어느 골목에서는 눈물 흘리며 도망치는 아이들을 끄집어다가 얼굴 닦아주고 설렁탕 한 그릇을 해먹이던 작은 가게가 있었다. 설렁탕 한 그릇일 뿐이지만, 콧물 흘리던 아이들에게는 평생을 두고 먹을 만한 한 그릇이었을 거다. 변영주 감독도 이 설렁탕 이야기를 하며 미소를 지었다.
홍콩 본토의 우육면이 이렇게 맛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홍콩 아이들을 합정에서 만난다면 한 그릇 사주고 싶다.
홍콩의 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2019년에 적은 글이다. 2019년, 홍콩인을 중국 대륙으로 강제 송환할 수 있는 법률이 통과되었다. 이후 수십만의 홍콩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시간이 지나고 시위는 사실상 완전히 진압되었다. 마음이 아프다. 경찰이 시위대를 폭행하는 영상, 시위대에 총을 발사하는 영상은 국제앰네스티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