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by 이태원댄싱머신

누구를 사랑할 것인가. 에리히 프롬은 대상이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사랑에 대해서는 배울 필요가 없다는 태도의 배경이 되는 두 번째 전제는 사랑의 문제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대상'의 문제라는 가정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고 사랑할 ㅡ또는 사랑받을ㅡ 올바른 대상의 발견이 어려울 뿐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_에리히 프롬 「사랑의 기술」


사랑의 대상이 중요한 게 아니라면, 도대체 누구를 만나야 할까. 법륜은 아무나 만나라고 한다.


베풀어 주겠다는 마음으로 결혼하면 길 가는 사람 아무 하고 결혼해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상대에게 덕을 보겠다는 생각으로 고르면, 백 명 중에 고르고 골라도 막상 고르고 나면 제일 엉뚱한 사람을 골라 결국엔 후회하게 됩니다.
그러니 결혼생활을 잘하려면 상대에게 덕 보려고 하지 말고 '손해 보는 것이 이익이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고 새겨야 합니다.
_법륜 「스님의 주례사」


시대에 따라 중요한 가치는 달라진다. 정의와 민주화가 중요했던 시기가 있었고, 효와 권위가 중요했던 때도 있었다. 지금의 나는 시대가 바뀌면 평가도 달라지게 된다. 어느 사회에서는 능력 있는 사업가가 되지만, 어느 사회에서는 부모도 위아래도 없는 패륜아, 이기주의자가 될 수도 있다.


내 결론은 이렇다. 나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는 게 좋다.


나를 알아주는 사람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있다. 누구에게는 한량으로 보이고, 누구에는 금수저로 보일 수 있겠지만, 정말 치열하게 자신과 싸우는 투사일 수도 있고, 로멘티스트 일수도 있다. 나를 알아주는 사람과 있으면, 나는 좋은 사람이 된다. 나는 그 사람의 눈을 통해 나를 보기 때문이다.


내가 당신 마음에 들고 당신에게 중요해진 건 내가 당신에게 일종의 거울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에요. 내 내면에는 당신을 이해하고 당신에게 답을 줄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요. 본래 모든 사람들은 서로서로 상대를 위한 거울이어서 서로 답을 주고받고 서로 조응하는 거지요.
_헤르만 헤세 「황야의 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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