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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태원댄싱머신 Sep 18. 2020

싸움을 붙여야 잘 팔린다

책도 그러하다

요즘 동아일보에서 띄우는 책이 있다. '조국 흑서'라 불리는 책이다. 출판사와 언론의 노력 끝에 결국 1위에 올랐다.


지난 25일 출간된 이른바 ‘조국 흑서’가 예스24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조국 백서’는 8위를 기록했다.
 _동아일보 「조국 흑서 베스트셀러 1위 등극. 조국 백서는 8위」 2020-08-27 기사


백서는 책 맞다. 보고서라고 할 수도 있다. 한 분야에 대해 다양한 자료를 모아서 사후적으로 판단해 볼 수 있도록 하는 책이다. 질병관리백서, 가짜뉴스백서, 조국백서, 지하철백서, 체육백서 등 모든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다.


白書란 ‘흰 책’이다. 정부 각 부처가 소관사항에 대해서 제출하는 보고서를 말한다. 원래는 영국 정부의 공식보고서 명칭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表紙(표지)를 백색으로 했기 때문에 ‘白書’라는 명칭이 붙게 되었다. 그에 반해 영국 의회의 보고서는 푸른 표지였기 때문에 이번에는 ‘靑書’(청서·blue book)‘라고 하였다.
 _동아일보 「白書(백서)」 2002-05-28 기사


반면에 흑서라는 말은 없다. 그냥 많이 팔기 위해서 만들어낸 말이다. 경쟁 구도가 이루어지면 관심을 끌고 흥행이 된다. 이 간단한 법칙을 출판사가 놓치지 않았다. 이 단어를 통해서 만들고 싶은 구조는 단순한다.


조국 백서가 베스트셀러다?

 > 그렇다면 이건 조국흑서다!

문재인 정권 지지하면 조국백서 사 본다?

 > 그렇다면 문재인 정권 싫어하면 조국흑사 사 봐라!


어이 없을 정도로 간단한 구도는 동아일보의 응답을 받았고, 결국 흥행에 성공했다. 사실 이 두 책은 별 관련이 없다. 정반대 구도도 아니다. 조국백서로 불린 책 「검찰개혁과 촛불시민」은 검찰과 언론의 문제점을 고발했다. 반면 조국흑서로 불리는 책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는 문재인 정권을 싫어하는 다섯 저자가 모여서 쓴 책이다.


암튼 성공했다. 그래서 나는 마음 속으로 몇 가지 책을 기획하기 시작했다. (아래 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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