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시시 Jul 07. 2022

정희진이 말하는 서평 쓰기

서평 쓰기의 첫 번째 훈련

  *** [매일 15분 책읽기 인증방] 멤버 모집 중입니다.***



한참 고전 책을 즐겨 읽기 시작했다. 책을 읽다 보니 뭔가 기록을 하고 싶었다. 독후에 쓰는 글은 흔히 독후감이라고 하는데, 그밖에 서평, 비평도 있다. 각자의 미묘한 차이와 함께 나는 어떤 글을 쓸 수 있을까 궁금증이 생겼다. 일단 ‘서평’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


고민하는 마음으로 서평 주제 관련 책을 두어 권 읽었다. 책의 내용을 참고 삼아 쓰면 쓸수록 ‘잘 쓰고 있는 건가?’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마침  ‘서평 쓰기 특강’ - 2회차 분량이라 육아하며 듣기 부담이 적어 - 이 있어 해당 강의를 들었다. 그곳에서 강사님은 서평 쓰기 폼을 알려주셨다. 글은 대략 4개 정도의 문단으로 구성하고 그 내용에는,


- A4 기준 한 장~한 장 반 분량이 되도록 쓸 것

- 4개 정도의 문단을 쓸 것

- 문단의 내용에는, 읽게 된 배경 혹은 단상/ 줄거리/ 발췌 및 해석/ 전체적 느낌 혹은 추천 대상과 이유


를 적으라고 하셨다. 이 양식에 대입하여 글쓰기를 했을 때, 강사님은 나에게 이거라고, 잘했다고 칭찬을 하셨다. 중간에 “에세이 적인 느낌이 있어요. 이 부분만 수정하면 좋을 것 같아요.”라는 말씀과 함께 말이다. 여기에서 강사님이 말씀하신 ‘에세이 적인 부분을 고치라’함은, ‘서평’은 책을 읽지 않은 독자를 대상으로 쓰는 것이기 때문에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 견해는 최소화하라는 뜻이다.


그런데, 남편 - 유일한 지인 독자 - 내 서평을 읽고 “재미없다.”라고 했다. ‘치, 자기 관심분야 아니니까 그렇지.’라는 마음으로 애써 섭섭함을 달랬다. 하지만, ‘서평’이라는 것을 쓰면서 점점 답답함을 느꼈다.




내게 글쓰기는 입장과 표현이 가장 중요하다. 장르가 곧 내용인 것은 분명하지만 입장 없는 글쓰기는 어느 장르나 불가능하다. 창작으로서 비평, 예술로서 비평을 지향하는 나는 서평과 그 외 글을 구분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개는 서평, 독후감에 형식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 정희진,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



라는 글귀를 보는 순간, 막힌 곳이 시원하게 뚫리는 기분이었다. 강사 선생님의 말씀도 맞지만, 꼭 그 영역을 구분지어 써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어느 일정한 틀에 껴맞춰 글을 쓰고 생각을 막으려니 마음 길이 꽉 막힌 것이다.



서평 쓰기의 첫 번째 훈련은 글의 서두에 한두 줄 정도로 책의 내용을 집약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이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책의 내용을 완전히 파악하고, 그것을 군더더기 없이 표현해야 한다. 육화된 책의 내용을 몸속에서 ‘뽑아내는’ 작업이다.

- 정희진,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



이것이 진정한 서평이고 독후감이고, 발전하여 비평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책의 내용을 숙지하고, 깔끔하게 표현해내며, 집약할 수 있는 능력. 나머지 대부분의 분량은, 해당되는 내용에 대한 자신의 생각(질문, 문제의식, 쟁점 등)을 쓰는 게 서평이다. 오늘부터 새로운 마음으로 북리뷰(혹은 독후감, 서평)를 써봐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북리뷰] 한편의 수채화 같은 일러스트 에세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