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시시 Aug 24. 2024

이제라도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

같은 행동, 다른 상황

사람의 태도를 보면 중심을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학생의 자세를 보면 공부할 마음의 준비가 되었는지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 그 정도를 알 수 있다. 온라인 영상을 틀어놓고 문제집만 펼쳐 놓은 학생, 문제집과 필기도구를 갖다 놓았지만 손으로 슬라임을 조물딱거리는 학생, 눈동자는 영상을 향해있지만 초점은 명확하지 않은 학생. 몸만 그곳에 있을 뿐이지 공부할 마음은 전혀 없다. 이 경우, 안 하느니만 못 하다. 시간도 에너지도 체력도 모두 낭비하는 것과 매한가지다.


초등 시기, 대부분의 아이들 눈이 반짝거린다. 그러다 고등학생이 되면 수업시간 다수는 눈이 흐리멍덩해진다. 대체 9년이라는 시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썩은 동태 눈깔.'

여고 시절, 노총각 선생님이 우리를 향해 늘 하시던 말씀이다. 수업 시간에 졸리면 아예 엎드려자던가 수업 들을 마음이 있으면 뒤에 일어나 있으라고 말했다. 당시, 그런 아이는 대부분 벌칙수행을 의미했기에 호명되지 않으려 수업 시간에 잘 '앉아' 있으려 노력했다.


30년 가까이 세월이 흘러 불혹의 나이를 훌쩍 넘은 지금. 난 강의실에서 때때로 맨 뒷자리의 터줏대감이 다. 먹고살기 위해 살 떨리는 고액의 강의를 듣는 마당에, 수업 듣는 1분 1초가 귀하다. 칠판이 안 보이거나 졸음이 쏟아지려 하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온몸에 힘을 주어 긴장감을 주어 경청하려 애쓴다. 처음엔 당황한 듯한 강사 선생님은 이내 응원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열심히 하는 모습, 보기 좋아요. 잘 될 거예요, 힘내세요!

학창 시절에는 분명 벌칙이었는데 세월이 흐른 지금은 살기위한 몸부림으로, 자발적인 행위가 되었다.


세상의 쓴맛을 너무 맛봐서일까. 이제 정신이 번쩍 든다.  

'자유를 누리기 이전에 의무가 선행되어야 .'

내가 아이들에게 늘 하는 말이기도 하다. 엄마의 잔소리가 사골국물처럼 깊은 경험에서 우러난 사실이라는 걸 아이들이 알려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하려면 마땅히 경제 활동을 해야 한다. 수익이 나는 경제 활동을 하려면 남들보다 더 공부하고 일해야 한다. 남들 편해 보이는 모습 따라 나도 편히 살면, 이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건 처절함만 뿐이다. 그러니, 오늘도 수고하고 애쓰며 최선을 다하자.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옛말, 틀린 것 하나 없다. 늦은 듯 하지만, 마음 자세 고치고 삶의 자세 바꿔서 이제라도 아름다운 향기 뿜어내며 내일을 만들어가고 싶다.

*** [매일 15분 책읽기 인증방] 멤버 모집 중입니다 ***

매거진의 이전글 역할이라는 구속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