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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희 Dec 18. 2023

Good Things Are Coming.


어릴 땐 꿈이 많다. 다들 커서 해보고 싶은 일도 많고, 되고 싶은 것도 많고. 새학년이 되어 학기 초 선생님께 내던 한장짜리 자기소개서에도 이름과 생년월일 바로 뒤쯤 장래희망이 나왔던 것 같다. 한명씩 돌아가며 발표를 하는 경우들도 있었는데,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친구들을 보면 '아니, 대통령은 우리나라에 한명 뿐인데 어떻게 대통령이 되고 싶지?'하는 충격적인 마음이 들었다. 나는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없어, 친구들을 따라 디자이너, 선생님, 기자 등을 쓰던 기억도 난다.



@그림의 스케일이 남다르던 어린이. 2016년 베를린에서.



그래서 대학시절 더 고민이 많았는지도 모른다. 어른라이프의 바로 앞까지 와 있는데, 내가 뭘 하고 싶은지를 몰랐다. 그냥 하나 정하고 가면 되는건가? 근데 마음대로 고르는 걸 어떻게 하지?

그러던 사이 취업을 했다. 야무지게 취업에 성공하는 친구들을 보며 나도 마음이 조급해져 휴학도 1년밖에 못했다. 세상에서 제일 가는 회사원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데, 아무래도 시시한 어른이 되어버리고 만 것 같은 기분에 슬퍼지기도 했다.



@학림다방에 죽치고 앉아 인생 고민하던 시절



나는 언제나 래리를 동경해왔으면서, 결국 이사벨밖에 되지 못했다.


"그럼 왜 그렇게 해보지 않지? 과감하게 모든 걸 포기하는거 말이야."
"두려워서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나는 등줄기가 싸늘해짐을 느꼈다. 인간의 내면 깊숙한 곳에 있는 진실한 감정을 마주챘을 때 흔히 그러는 것처럼 약간의 경외심마저 느껴졌다.

서머싯몸,『면도날』, 서울-민음사(2009), 154p.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고민은 그대로지만 변한 것은 없었다. 전형적인 번아웃의 길로 달려가고 있던 걸까? 항상 바쁘게 일하고 또 나름의 성과도 내고 있었지만, 이 일이 나의 소명(Calling)인지에 대한 확신은 갖지 못했다. 그리고 스스로를 위해 결단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 배짱이가 전해준 응원의 마음



그러던 중 내 결심만이 필요한 기회가 찾아왔다. 이직 준비를 하며 조금씩 지원하고 있던 회사 중 한 곳에서 합격 소식이 들려온 것이다. 그런데 아주 큰 용기가 필요했던 게, 바로 미국 회사에서 연락이 온 거다.

막상 닥친 상황에 '앗 사실 지금도 꽤 괜찮은 것 같기도 해.'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아니, 난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 용기를 내서 진짜 내 모습을 찾고, 내가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모습을 찾고 싶다. 지금부터라도 꿈을 가져보고, 나를 위해 살고 싶다.


Embrace change and try new things.

Good things are co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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