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미국에 오게 되었다. 이전 회사에서 업무도 인계하고, 비자 인터뷰도 하고, 출국 준비하고 한가득 일들이 있었지만 결국엔 캘리포니아로 오게 되었다.
떠나기 전 가장 어려웠던 건 가족들 그리고 친구들이랑 인사하고 오는 부분이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떠나는게 잘한 선택이었을까 하는 마음이 자꾸 들었다. 시간이 차면 자연스럽게 졸업하는 학교와 다르게, 온전한 내 의지로 떠나게 된 첫 회사도 자꾸 마음이 쓰였다. 나를 위해 꼭 필요했던 결심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뭐 얼마나 대단한걸 하겠다고. 한 편으로는 이 선택이 맞는 걸지 계속 생각했다.
그렇게 조금은 불확실하고 울적한 마음으로 비행기를 탔다. 미국에 가는데 용기가 필요할 것 같아 가족들, 친구들, 동료들에게 받았던 편지를 다 모아두고 있다가 한꺼번에 읽어보았다. 손으로 꾹꾹 눌러담은 마음들이 고마워서, 눈물과 웃음이 동시에 났다.
특히나 고마웠던 J. 내가 깊은 고민이 들 때마다 의지할 수 있는 그녀는 이번에도 나에게 꼭 필요했던 문장이 담긴 엽서를 줬다. 섬세한 마음, 떠나기 전 지하철에서 인사할 때 눈물로 안아주던 것들 모두 고마워.
타지 생활에 힘이 되라며 상황별 앨범을 추천해준 D도, T 99%이지만 네가 떠나니 눈물이 난다고 말해준 친구들도, 순수한 응원과 사랑을 담아준 친구들도 모두 고마워.
미국에 도착한 첫 날. 비록 비행기에서는 눈물을 닦았지만, 호텔 앞 마트에서 앞으로 내 미국 생활을 자축하기 위해 Celebration cupcake, 그리고 마침 컵케이크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캘리포니아 피노누아를 사서 들어왔다. 이걸 사는 내 키치한 취향이 꽤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캘리포니아, 잘 지내보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