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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y Sohn Feb 13. 2021

그레이트 타이밍

Who am I?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평생을 계속해도 끝나지 않을 궁금증일 것이다.


내가 나를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가장 막 대하고 소홀히 한 대상이기도 다. 내 몸도 내 것이라 당연한 것이고 원래 가지고 있던 것이니 소중한 줄도 몰랐다. 평생 건강할 것이고 그대로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40세가 되면서 서서히 무너지고 각성되는 중이다. 40대의 궁금증은 "내가 이 세상에서 이루어야 할 미션이 무엇인가"였고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소명을 지켜가는 것임을 알게 된다. 다행히도 나는 수많은 일터에서 한결같 개발도상국을 지원해왔다. 일터와 미션이 일치한 경우였다. 내 가슴이 뛰는 곳에서만 일을 했으니 당연한 결과이다.


 국제개발협력 비영리단체 수장으로 무주택 서민을 위해 집을 지어주어 가정을 세웠고, 국제기구에서 백신 개발 지원으로 어린 생명들을 수인성 질환에서 구할 수 있었고 하이테크를 선도하는 과학기술단체에서 적정기술로 빌리지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과학자의 재능기부를 도왔다. 무엇보다 미국 대학 교수이자 커리어 개발 센터장으로 개도국에서 유학 온 국제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개발과 커리어 클래스와  맞춤형 진로교육을 했다. '공존번영 장학생'들은 졸업 후 개도국에 돌아가 세상을 변화시킬 인재가 될 준비가 되었다.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섹터에서 일했으나 일한 목적은 개도국 지원이었다. 나의 역할은 펀드레이징과 마케팅 PR로 조직의 자원을 개발하여 미션을 세우는 일이었다.


지미 카터 대통령 프로젝 홍보실장을 시작으로 나의 30대는 일터에서 불꽃같이 태우며 살았다. 세상 무서운 것도 없이 열정으로만 가득했다. 노력하면 안 될 것이 없다고 확신했다. 왜 사람들은 노력하지  않는가 라는 오만함마저 장착했다. 현재나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는 현재 주어진 삶에만 집중한 듯하다. 당연히 너무 바빠서 내 몸을 돌보거나 나와 내면의 대화를 한 도 없는 듯하다. 조직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나이였기에 매일 쏟아지는 업무 속에 빠져 살아가는 것이 당연했다. 그래도 젊으니까 아무리 힘들어도 자고 나면 회복되고 또다시 뛰는데 부담도 없었다. 일을 마다하지 않으면 주어지는 업무가 늘어나기 마련이다. 게다가  사수 없이 매번 해내야 하는  역할이다 보니 팀원으로 팀장의 역할도 해야 하는 상황들이 지속되었다.


20대부터 낮밤 없이 열정으로 린 삶이니 몸에 밴 습관도 한몫한 듯하다. 신입 루키가 혼자의 힘으로 조직을 뚫고 들어가 중요한 인물이 되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하며 더 나은 커리어를 위해 자기 계발하는 것은 당연한 프로세스일 것이다.


게다가 남들보다 십 년은 앞서가는 승진이 좋기도 하지만  그만큼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과 열정이 없이는 유지가 힘들었기에 잠을 줄여 노력하는 수밖에 없었다. 50대가 되어 조직의 대표성을 띄게 되며 모임에서 만나는 분들은 60대ㆍ70대였으니 젊은 CEO로서 그에 부응하는 태도와 실력까지 키우며 여전히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조직의 일원으로 30년ᆢ 최근 들어 문득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을 더 깊이 하게 되었다. 어느 조직 어느 직함은 진짜 나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어쩌면 조직 안에서의 나는 그 역할을 훌륭히 해내는 최적화된 일군인 것이다. 나에 대한 질문을 한다고 상황이 많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 안의 나는 50세가 넘어서야 진짜 꿈틀거리는 나를 보고 발견한다. 조직 안에 있을 때와 조직 밖에서 나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은 그 깊이와 재질과 컬러면에서 확연히 다르다.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말아야 하는데 조직이 어느새 나를 그렇게 트레이닝시킨 듯하다.


퍼스널 브랜딩보다 맡고 있는 후원사나 조직브랜딩 하다 보니 나는 안중에도 없었다. 나를 너무 늦게 바라보게 된 것은 아닌가 하면서도 이제라도 나를  찾아가는 여행을 시작해 다행이다. 평생 지속될  나를 찾아가는 여행(Lifelong journey to find myself!) 언택트 시대! 나는 뉴 러너로서 자연스럽게 줌 미팅과 온라인 프로그램에도 잘 적응하고 있어 놀랍다~ 사랑하는 후배 멘티의 표현대로 라면 내가 워낙 부캐가 많아서 라고 한다.


 책을 쓰며 그런 생각들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30년 세월이 책 한 권인가ᆢ싶어 서운했지만 또 새롭게 한 발자국 내딛기에 충분한 계기였다.  내가 누구인지 모두 알진 못하고 여전히 알아가고 있지만 이제부터 나의 한걸음 한걸음은 그냥 내딛는 것이  아님을 감지한다.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준비하고 기다리면 내 삶이 내 손을 잡고 걸음마하듯 훈련시켜 (toddler  teaching)을 해 줄 것이다. 때가 되면(great timing) 내게 필요한 이들이 다가와 함께 협력하여 나아가게 되니 난 그저 귀를 열고 순종하고 걸어갈 뿐이다. 내가 어딜 향하는지 모두 알지는 못하지만 나를 이끄시는 분의 인도하심이 나를 다시 일어서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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