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하지 못한 프리랜서
강연을 끝내고 나니 청중 중 한 분이 나에게 강의를 잘 하는 법을 물어왔다. 요즘은 강의를 직업으로 삼으려는 프리랜서 강사 지망생들이 제법 많다. 그러나 그들이 처음 시작할 때의 바람과는 달리 영세하고, 강의 수주 걱정에 몸과 마음이 '프리'하지도 않다. 그래서 짧게나마 내 경험으로 조언을 해주었다.
사람들이 자주 찾는 인기 강사가 되려면 두 가지가 중요한데 하나는 목소리, 언변 등 강연의 기본 스킬이고, 또 하나는 콘텐츠의 깊이이다. 그런데 이 중에서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은 단연 콘텐츠의 깊이이다. 강연 스킬이 부족해도 콘텐츠의 깊이가 있는 강사는 사람들이 다시 찾게 되고, 그 과정에서 강연 스킬도 점점 늘어간다. 그렇지만, 강연 스킬은 뛰어난데 콘텐츠의 깊이가 없는 강사는 현장 분위기는 좋고 피드백도 좋지만, 한 두 번 듣고 나면 다시 찾진 않는다.
전업 강사를 꿈꾸는 사람들을 보면 강연 스킬이 뛰어난 사람들이 많다. 남보다 말도 잘하고 쇼맨십도 뛰어나서 주변에서 잘한다 잘한다 하니 쉽게 뛰어들어 초기에는 반짝 성공을 거두는 것 같지만, 콘텐츠의 중요성을 간과해서 금방 질리는 강사가 되고 만다. 이들은 콘텐츠의 깊이보다 강연 스킬이 더 중요한 영역인 학생, 어린이, 노인 등으로 대상을 바꿔야 한다. 그러나 그쪽은 고부가가치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점점 생계가 어려워지긴 마찬가지다. 그래서 학생 대상으로 강의를 하려면 차라리 국어, 영어, 수학 등의 학습 강사를 해야 비교적 부가가치가 높은데, 그 역시 콘텐츠로 승부가 갈린다. TV 출연하는 인기 있는 모 강사들도 콘텐츠가 없지 않느냐? 반문할 수 있지만 이미 그들은 강의라기 보단 "스탠딩 코미디"를 잘 하고 있는 예능인인 것이다.
프리랜서 강사로 성공하고 싶으면 지난달 강의한 내용은 온 국민이 이미 다 안다는 생각으로, 듣는 사람에게 가치 있는, 새롭고 학문적으로 옳은 어떤 이야기를 내가 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는 자세로 출발해야 한다. 이 분야 역시 '기승전공부'라고 알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