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큰 키에 마른 체형의 고1 D 남학생을 만났다. 예의가 바르고 얌전한 D 학생은 중학교 2학년 2학기부터 수학이 어렵고 혼자 공부하기 힘들었다. 학원에 갈 형편이 되지 못해 혼자 공부해 보려 했지만 쉽지 않아 포기했다. 그때부터 미루어진 학습을 다시 시작하기엔 엄두가 나지 않아 더욱 손을 놓게 된다. 학교에 가서 공부하는 친구들을 보고 진로를 생각하면 불안한 마음이 커지고 포기한 자신을 탓한다. 외식 조리학과에 진학하고 싶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갈등이 있다. 더욱이 최근에 여자 친구와 헤어져 마음잡기가 어렵다.
이러한 상황으로 스마트 폰으로 유튜브 영상을 봤다가 게임도 하고 인스타도 둘러본다.
그러다 늦은 시간까지 일하시는 부모님 생각 나면 죄송한 마음에 힘들다.
이런저런 부담으로 결국 다시 스마트 폰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낸다.
이러한 상황이 염려가 된 어머님의 권유로 만났다. 하지만 공부할 마음도 의지도 없다.
그럼에도 하교 후 청소일을 하시는 어머니를 돕기 위해 달려가는 따뜻한 아이다.
D 학생: 선생님, 저 그냥 공부 포기하면 안 될까요?
선생님: 포기를 생각하게 된 이유를 말해 줄 수 있겠니?
D 학생: 잘할 자신이 없어요. 공부도 되지 않고. 무엇을 위해 공부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선생님: 그래,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알지 못한 채 하는 공부는 힘들지. 무엇을 위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 경험은 있니?
D 학생: 중학교 때 수학이 힘들어 포기했다가 고등학교 가서 진로 고민하면서 생각했었어요.
선생님: 그래? 했었어요? 지금은 진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어?
D 학생: 그냥 있어요. 부모님이 반대하셔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그런지 매번 스마트폰만
보고 있어요.
선생님: 폰 이 우리 D에게는 복잡한 생각이나 마음으로부터 자유롭게 해 주는 거니?"
D 학생: 그런 것 같아요.
선생님: D가 하고 싶은 진로에 대해서 말해 줄 수 있어?"
D 학생: 음…. 저는 외식 조리학과에 가고 싶어요. 요리로 뭔가 새로운 음식을 만드는 것이 재미있어요.
집에서도 가끔 만들기도 하고요. 동생이랑 엄마가 맛있다고 하더라고요.
작년에 아버지가 근무하시는 일식집에서 가족이 외식했는데요.
그때 저도 저만의 요리를 사람들에게 나눠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한 번 찾아보니 외식 조리학과가 있더라고요.
선생님: 오~ 외식 조리학과를 찾아봤구나! 그럼, 우리 외식 조리학과 얘기 좀 더 해볼까? 괜찮니?
D 학생: 네.
선생님: D야, 외식 조리학과에 진학하려면 뭘 해야 할까?
D 학생: 음…. 제가 준비할 만한 대학부터 찾아봐야겠죠? 4년제는 힘들 것 같고 전문대로 찾아보면
준비할 만한 대학 있을 것 같아요."
선생님: 오~구체적인데? 좋아! 그리고 또 뭘 할 수 있을까?
D 학생: 목표 대학 찾으면 다시 공부 시작해야죠.
선생님: 음~! 공부를 시작할 이유를 찾은 거네! 좋아! 그리고 또 뭘 해야 하지?
D 학생: 요리학원도 다녀야 해요. 그런데 비용이 많이 들어서 못 다닐 거예요.
선생님: 그래, 요리학원에 다녀야 하는구나. 비용이 많이 들어서 못 다니는 건 네 생각이니?
결정이 된 거니?
D 학생: 제 생각이죠. 허락도 안 하시는데 비싼 학원을 보내 줄 리가 없죠.
선생님: 그럼 그건 확인된 일이 아니네? 네 짐작인 거니 나중에 확인하는 기회를 시간을 가지자.
그러면 네가 외식 조리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준비할 수 있는 세 가지 중 네가 먼저 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거야?
D 학생: 대학 알아보는 거요.
선생님: 그래, 좋아! 다음 주에는 네가 알아본 대학 목록을 보고 이야기해 보자.
D 학생은 다음 주 희망하는 대학 목록을 찾아왔다. 그리고 몇 달 뒤 요리학원에 다니게 되었다는 전화를 받았다.
D 학생은 모든 상황을 ‘자기 탓’으로 인지하는 경향이 있었다. ‘자기 탓’을 하게 되면 두 가지 유형이 나타날 수 있다. '내 '탓이니 내가 변하면 된다는 의식과 부족한 '내' 탓이니 의존하려는 의식이다.
D 학생은 후자의 유형 특징이 있다. 공부를 포기한 자기 탓, 여자 친구와 헤어진 것도 자신이 못난 탓, 부모님이 힘들게 일하시는 데 비싼 요리학원까지 다니겠다고 하면 부담을 드리게 된다고 여긴다. 자신의 삶을 의식하며 발전하고 성장하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알려고 하지 않고 자기 탓을 하며 스마트폰으로 도피하고 있었다.
자신의 삶을 의식하여 변화하기 위한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어떤 변화를 원하는지 알고 그것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분별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자신의 어떤 자원과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지 경험을 통해 확인하여 실천 동기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왔다. 결국 자신이 공부에 대해 시도도 하지 않고 도피만 한 현실을 인식함으로 변화를 위한 시도를 시작할 수 있었다.
분명한 목표가 없는 것이 원인임을 알고 진학할 대학을 목표로 하여 다시 공부를 시작하였다. 그리고 확인되지 않은 것을 지레짐작으로 일반화하여 판단하고 포기하는 자신을 인식할 수 있도록 했다. 요리학원에 등록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로 학원비 일부를 보태겠다는 계획을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실천했다.
D학생은 현실과 자신을 인식하는 훈련으로 자기 삶에 대한 책임 의식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학업이나 진로에 대한 걱정과 부담에 스마트폰으로 도피하고 있지 않은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현실의 자리에 머물러야 한다. 해야 할 공부가 많고, 정리할 과제가 많은 바로 그곳에 있어야 무엇으로 인한 어려움인지 인지 하여 변화하기 위한 자원을 찾을 수 있다. 어떤 부분에서 부담스럽고 난감해 하는지 알지 위해서는 해야 할 과제와 공부의 자리에 있어야 한다. 기본 개념이 부족한 것인지, 공부 환경 준비가 되지 않았는지, 시간 계획을 실용적으로 세우지 못하는지, 관계의 어려움으로 집중이 되지 않는 것이지 등 현실의 구멍을 알기 위해서 그 자리에 머물러야 한다.
아이가 생활 가운데 만나는 어려움과 힘겨움에서 도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기꺼이 머물며 책임 의식을 가져야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다.
이 과정은 신뢰와 공감하는 마음으로 함께 하며 경청하고 격려와 지지를 하는 환경에서 충분히 가능하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그러한 환경이 되어 주는 것이다.
해결책을 제시하기 전에 아이가 자신이 무엇을 피하고 있는지 인지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는 질문으로 다가간다.
네가 공부에 부담을 가지는 것은 무엇에 초점을 두어서 그럴까?
바라는 성적과 현실의 점수가 너무 괴리감이 심하면 부담이 더욱 가중된다. 그렇다고 바라는 점수를 하향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를 정하여 도달 할 수있도록 계단식 계획을 세워서 갈 수 있도록 질문을 통해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