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한 아이

자기 효능감 키우기

by 꿈을 지키는 등대

"저에게 숙제를 주시는 거예요?"


H는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이다.

중학교 2학년부터 성적에 반영되는 시험을 대비하기 위한 기초 학습이 전혀 잡혀 있지 않았다. 초등 5학년 과정의 약분과 통분에 대한 개념 이해가 되지 않는 상태였다.

코칭 첫날 슬쩍슬쩍 스마트 워치를 보며 분주하다. 학습에는 마음도 없고 생각도 없다.

문제를 풀다 졸고 있으면 스마트 워치의 진동으로 일어난다.

평소 학교 형들과 어울려 부모님의 걱정이 많다. 부모님이 학교에 불려 가는 일도 다반사다. 아이의 키가 175cm이고 덩치도 있어서 성숙해 보인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앞머리가 눈의 반을 가리고 있다. 평소에 무뚝뚝한 표정으로 말 걸기가 쉽지는 않은 인상이다.

1학년 여름방학 할 즈음 하교할 때 형들이 말을 걸었다고 한다. 신체 폭력은 없고 연락이 오면 바로 연락을 해야 한다고 한다. 그 이상은 아직 말하지 않는다.

어느 날 약속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아 카톡을 보냈다. 거의 30분이 지난 뒤 손에 학습 교재 달랑 들고 허겁지겁 달려왔다. 형들에게 불려 가서 혼나다가 늦게 왔다. 혼난 이유가 형들의 소식에 바로 연락을 하지 못해서이다. 담배 냄새가 너무 심해서 물어보니, 형들이 담배를 피우며 혼내서 냄새가 밴 거라고 한다.

학교에서는 거의 말을 하지 않고 엎드려 잔다. 밤새 게임을 해서 학교에 가면 너무 졸린다고 한다. 학교에서는 자신을 포기 해서 자고 있어도 야단치는 선생님은 아무도 없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장난을 걸어서 같이 노는 중 수업 종이 울렸다. 멈추지 않는 장난을 하는 중 교실로 들어오신 선생님은 H만 불러서 야단을 쳤다. 장난을 같이한 친구 이야기를 했음에도 듣지 않으시고 계속 야단만 치셨다. H는 화가 나서 꾸중을 듣는 도중 교실을 나왔다. 학교에서 결려온 전화를 받은 엄마도 자신의 이야기는 들으려 하지 않고 무조건 야단만 쳐서 분하고 기분이 좋지 않다며 눈물을 흘렸다.


“아이고…. 우리 H가 아주 억울하고 속상했겠네. 너는 진실을 말하는 데 들어주고 믿어 주지 않으니 얼마나 답답하고 힘들었니.”


그러고 나의 책상 바로 옆에 끼고 앉아 기초 학습을 도우며 코칭 한 지 3주가 되던 날 처음으로 숙제를 내주었다.

H 학생: 선생님, 지금 저에게 숙제를 주시는 거예요?

선생님: 응, 그렇게 놀라는 이유가 뭘까?

H 학생: 지금까지 저에게 숙제를 주시는 선생님은 처음이에요.!

선생님: 와, 내가 처음이구나! 뿌듯한데! 그런데 이전 선생님들은 숙제를 주지 않은 이유 가 뭘까?

H 학생: 당연히 제가 하지 않을 것을 아니까요! 그런데 선생님은 뭘 믿고 숙제를 주시는 거예요?

선생님: 뭘 믿겠니? 너를 믿는 거지! 네가 보면 알겠지만 일곱 문제야. 지금 네 실력으로 이거 푸는 데 얼마나 걸릴 것 같아?

H 학생: 한 10분

선생님: 오~~그래? 봐! 너도 너를 믿잖아! 10분 정도면 풀 수 있다고 말이야.

H 학생: 에이, 그런 게 아니죠. 일단은 가지고 갈게요. 게임해 보고 시간 되면 할게요.

선생님: 게임도 한 플레이 끝나면 다음 게임 시작하기까지 시간 걸리잖아.

잠시 쉬는 시간에 너를 한 번 믿고 풀어봐. 나도 10분 정도면 네가 풀 수 있을 거라 믿어, 10분 시간으로 너의 믿음을 실험 해 봐!

H 학생: 네, 네, 알겠어요.

이 아이는 다음 날 숙제를 해서 왔다. 그리고 세 문제를 맞혔다.

H 학생: 그것 보세요, 저는 안 돼요.

선생님: 선생님은 네가 처음으로 주어진 과제를 했다는 것이 너무 기특해! 너의 선택에 책 임을 진 거잖아!

H 학생: 그럼 뭐 해요, 틀렸는데요.

선생님: 틀린 건 다시 배우면 되는 거야! 배우려고 선생님 만나는 거잖아! 무엇을 틀렸는지 알아야 너도 배울 곳을 알고, 난 가르칠 곳을 알지! 네가 시작도 하지 않으면 틀린 것도, 맞는 것도 확인할 수 없었잖아. 네가 풀었다는 것이 더 중요한 거야! 그것도 네가 게임 할 시간 쪼개서 숙제한 거잖아.

H 학생: 어! 그건 맞아요! 진짜 큰맘 먹고 했어요!

선생님: 그래! 선생님은 너의 큰마음에 박수를 보내는 거야! 이겨낸다고 수고했어!


그렇게 그 아이와 수업을 시작한 지 6주 만에 혼자 스스로 문제를 읽고 풀어서 다 맞추었다. 그리고 2학기 수행 평가를 처음으로 만점을 받아왔다. 스마트폰 사진으로 찍어 온 수행평가 시험지를 본 순간 일어서서 물개박수와 최고를 쏘아주며 등을 토닥여 주었다. 밤에는 게임으로 낮에는 친구와 형들과의 소통 수단으로 잠시도 스마트폰을 내려놓지 못했다.

스마트 워치를 통해 더욱 스마트폰과 밀착된 생활을 했다. 그래서 정작 중학생으로 해야 할 것을 제대로 인지하고 돌아보지 못했다. 또한 형들의 연락에 늘 긴장하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자신에 대한 타인의 평가는 어느 사이 최악이 되어 있었다.

아이는 이 순간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자기 신뢰가 되지 않아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H에게 자기 효능감을 높여주기 위한 경험을 선물하고 싶었다. H가 무의식으로 말한‘10분’이라는 시간을 믿었다. 10분 정도면 풀 수 있겠다는 H의 숨어 있는 의지를 보았다.

그렇게 10분의 자신에 대한 믿음으로 스스로 3문제를 풀어내는 결과를 만들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칭찬과 격려를 했다. 그렇게 아이가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시간을 5분, 10분 늘여갔다. 그것은 스마트폰을 잠시라도 내려놓을 수 있는 시간을 5분, 10분 늘이는 훈련을 한 것이다.

작은 목표를 한 번 두 번 성취하는 동안 웃는 얼굴을 자주 볼 수 있었다. 형들에게 수업 시간에 스마트폰 전원을 끄기 때문에 연락을 받을 수 없다고 용기 내어 말했다고 한다.

얼마나 기특하고 고마웠는지 모른다.


자기 효능감(self efficacy, 自己效能感)은 심리학자인 앨버트 반두라(AlbertBandura)에 의하여 1977년 처음 소개된 이론으로 과제를 끝내며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를 가리킨다. 자신이 어떤 일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믿음을 뜻하며, 객관적인 능력이나 조건보다는 자신의 역량에 대한 신념 자체를 의미한다. 이러한 자기효능감이 높은 사람은 긍정적인 자아상을 촉진하고 목표 중심적으로 행동하여 높은 성취 수준에 도달하는 반면, 자기효능감이 낮은 사람은 부정적인 자기평가가 주를 이루어서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고 목표 지향적 행동이 부족하다. (상담학 사전, 2016. 01. 15., 김춘경, 이수연, 이윤주, 정종진, 최웅용)

자기 효능감이 낮으면 자신의 능력에 대한 평가와 신뢰가 낮아서 과제가 실제보다 더 어렵다고 믿고 미리 걱정한다. 그로 인해 의기소침해져서 과제 계획을 세우는 것이 힘들고 스트레스가 증가 한다. 그래서 낙담하고 포기를 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자기 효능감이 높은 사람은 시험 점수가 낮을 때 시험이 어렵게 나왔다고 생각하거나, 또는 자신이 아프거나 노력이나 준비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 하여 새로운 계획과 방법을 찾는다. 그러나 자기 효능감이 낮은 사람은 같은 결과를 두고 자기 신뢰가 되지 않아 능력과 실력이 없어서 못 한다고 생각하며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한 논문을 통한 연구에서 스마트폰과 학업성취와의 관계에 대해 말한다.

“스마트폰이 학업성취, 즉 학업성적을 높이는데 긍정적인지에 대한 조사에서는 긍정적인 응답(‘그렇다’와 ‘매우 그렇다’)이 9.9%로 나타난 반면 부정적인 응답(‘아니다’와 ‘매우 아니다’)은 60.7%가 학업성적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을 하였다.” (김태진 . 김수연 , 2015)

여기에 긍정적인 반응과 부정적인 반응은 자기효능감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과의존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 중 자기조절능력이 저하되어 시간을 조절하여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로 인해 생활의 문제와 관계의 갈등이 생기고 오랜 시간 사용하여도 만족감이 충족되지 않아 스마트폰을 계속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당면한 문제나 과제에 대한 이해와 대처 능력을 발휘하기 보다 불안과 스트레스가 앞선다.

문제해결을 위한 자신의 능력에 대한 신뢰가 낮아서 계획하고 수행할 수 있는 자기효능감이 낮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이 학습 태도와 성취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H가 조금씩 자신을 믿기 시작하는 모습이 보였다. 늦은 시간까지 게임 하고 있을 때 그만하고 잘 것을 당부하는 부모님에게 짜증이나 소리를 지르지 않고 가끔이지만 ‘30분만 하고 잘것이다’ 라며 자신의 의지를 표현하기도 한다. 느리지만 조금씩 성과가 나오는 것에 기대를 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아이의 속도를 잘 관찰하며 믿고 기다려 주면 된다.


교육은 행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 행동은 자기 효능감에서 힘을 발현한다.

아이가 자신을 신뢰할 긍정 경험은 9개의 잘 못 보다 1개의 잘함에 포커스를 두고 믿고 대화하는 과정에서 가질 수 있다.

오늘은 아이의 칭찬 거리를 마음과 눈에 가득 담아 펼쳐주는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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